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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6.12.12 2016.12.9.금.
  9. 2016.12.04 12.1. 종이컵 전화기 만들기.
  10. 2016.12.04 11.29. 소년체전메달수여

3.2. 새벽.

일지/일지 2017 2017. 3. 2. 01:53

영화 로건을 보면서. 삶의 피곤함과 지리함과 후회와 뒷세대들에 대한 연민과. 온갖 감정들을 느끼면서 영화관을 나온 밤. 당장 내일이 개학이네.ㅎ

무르디 무른 1년이었고. 그보다 무른 재작년이었지만. 올해는 어떻게 될까. 

123 매직 책을 사 두고. 일관성있게 훈육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3학년을 맡게 되었다고 첫 공지를 받았을 때는. 이번에 가시는 전 담임샘이 나더러 애들을 휘어잡으라, 만만하게 보이지 마라, 휘둘리지 마라, 세게 눌러야 된다, 하셨더랬다.

학급긍정훈육과 비폭력대화법, 그밖의 이런저런. 소위 한철처럼 유행한다는 듯한 교수법에 담긴. 상처주지 않고 훈육하는 방법, 서로 감정 크게 상하지 않고 마음을 돌리는 방법. 말만 그득하고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그래도 통제를 위해 고함지르고 짜증내더라도 그에 죄책감을 느끼는 맘이 좀체 변하지 않는 것은.


삶이란 게 기본적으로 참 피곤하고 개떡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어릴 때에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 부모님의 훈육이니 뭐니와 별개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그다지 즐겁지 않다는 느낌.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사회 분위기 탓도 있고. 여자로 사는 탓도 있고. 공부와 얽힌 경쟁구도 탓도 있고. 유전적인 호르몬 이상 탓이든. 이래저래 찾아보면 아무리 아이를 잘 돌보고 잘 살아가려 애를 써도, 우울하게 살아가는 데는 큰 핑계가 필요 없다. 마음에 어둠을 들이는 것이 참 쉬운 게 삶이다. 


어차피 개떡같은 거. 굳이 공포를 조성하고 열등감을 심어주고 소외당하게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인거지. 더군다나 시간은 어릴 수록 느리게 흘러가는데 말이다. 


그러다보니 너무 물러지는 것 같은데. 인간이 같이 살아가려면 적응해야 하는 거니까. 상황에 따른 그 모든 슬픔과 부정적인 감정들을 예민한 상태로 받아들여주기만 하는 것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폭력이겠지. 적당한 무시와 사포질로 갈아서 적당히 둥글게 만들어주어야 하는 거지. 


당장 내일 아이들과 만나서 무엇을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둔 것이 없네. 대신 새로운 업무관련 예산 안내 공문들을 읽고. 계획안을 수정하고. 예전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처리하느라 밤을 샜다. 그런데도 덜 끝냈다. 차라리 업무만 했으면 좋겠네. 아이들의 내면. 몰캉몰캉하고 상처받기 쉽고 덜 다듬어지고 열등감과 결핍이 어우러진 그 내면은. 떠올리면 가끔 무섭다. 

실은, 핑계다. 아직 버거운 탓에 도망가고싶은 그런. 

그런 거 생각 말고 덤덤하게 할 일을 해야지.


내일은. 교실정리를 마저 하고. 10시부터 방송사에서 촬영 오는 입학식을 치르고. 11시 쯤 애들 데리고 가서. 12시 10분까지 무언가 해야지.

1학년 때 떼어야 할 한글도 아직 덜 뗀. 수학도 아직 던 뗀 애들을 데리고 수업을 진행할수는 없고. 일단은. 3학년 선생님으로 인식되었던 나와. 애들 간의 정보교환이 먼저 있어야겠네. 


1. 자기소개활동을 좀 해야겠다. 질문도 서로 하고. 

나부터 질문 받고 답을 좀 해야 겠고. 아이들에게도 한 명씩 질문받고 답하는 시간을 갖게 하고. 

**사진찍기 + 폴라로이드.

2. 겨울방학 동안 기억에 남는 일들 이야기하고. 공감해주고. 

3. 1학년 때 좋아서 계속 했으면 하는 일이나. 아쉬웠던 일을 나누고. 2학년 때는 어쩌고 싶은지. 기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 우리 반 기치 정하고.//~한 우리반.

4. 방과후 수업에 대해 공지하고, 정숙에 대해 잔소리 좀 하고. 시간대 설명해주고 같이 가 주기


다음날은. 

1. 반 기치에 따른 규칙과 행동수칙-수업/놀 때/기분상했을 때/ 간단히 정하기=금요일마다 규칙 잘 지켰나 돌아보기. 룰을 깼을 때는 어쩌면 좋겠는지 이야기하기(숙제/친구 괴롭히거나 때렸을 때/수업시간에 떠들 때)

2. 1인 1역할 정하기. 청소구역. 물고기밥. 책꽂이. 우유당번. etc

3. 자기소개 관련 미술활동하기(2학년 자료 찾아보기)

4. 간단한 학력 점검? 수학/국어(1학년 성취기준 좀 살펴보고)

5. 학부모님께 편지보내기. 학교 준비물 안내.


이 정도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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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도 안 할 것 같은 짓을 해 놓고.

자꾸 곱씹어보고 있는데.

모르겠다.

나는 뭘 전하고 싶었을까.

동정표를 얻고 싶었나? 무결한 사람이 되고 싶었나? 상담이 필요한 걸까..


좋은 분이랄까..이런 걸 받고 지나치기란 쉽지 않겠지. 부담이 더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냥 나는 모른척 하기로 했다. 그리고 떠나든가..하겠지. 별로 즐겁지 않은 나날인데. 즐겁게 생각을 바꾸기란 쉽지 않아서. 다른 곳이라고 얼마나 다를텐가 싶지만.



안녕하세요, 교감선생님.

뜬금없이 무슨 짓인가...하실 것 같아 몇 번 망설였는데 도무지 잠이 안 오는 밤이라 끼적입니다. 계속 머릿속으로, 뵙고 말씀드려야지...하고 시뮬레이션을 하다가 접고 하다가 접고 하다 보니 끼적이게 되네요. 저는 말이 서툰 사람이고 글이 편한 인간이다 보니.

 

일단은 죄송한 점이 몇 가지 있어요.

한 가지는. 지난 회식 때의 주제넘은 말씀 건입니다. 교사들 입장에서 중재하려고 애쓰셨다는 이야기 들어 알고 있으면서도 불편하게 해 드렸지요. 관사에 사는 입장도 아니면서요. 학교 관사 시설은 낙후되어 있지, 수리하기 위한 예산 차출은 빠듯하지, 들어와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고 저마다 딱한 경제적인 입장들이 있고-그걸 어떻게 기준을 잡아서 서열화 시킨다는 것도 어려운 마당인데. 교원들, 행정실, 체조부..입장이 나뉘다보니 알력다툼이 되어버리는 것도 같습니다. 교감선생님은 그 판을 두루 보셔야 하는 입장이시고, 중재하셔야 하는 입장이시니 갑갑하시기 짝이 없겠는데. 제가 그날은 교감선생님을 많이 괴롭게 해 드린 것 같습니다. 술김이라는 핑계는 대지 않으렵니다. 솔직히 이 학교 들어온 후 지난 2년간,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 관사 건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한 것은 사실이어서, 저도 알게 모르게 분위기에 젖어 지냈는데 그날 저나 다른 샘들이나 그 스트레스가 터졌던 것 같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 그래도 들어주시는 분이라고 안심하고 그랬을 거예요. 다들 솔직히 꺼냈다가는 최악의 경우 관사에서 내쫓기지는 않을까 싶어 쉬쉬하며 억눌렀던 화제라서요. 박철샘 말대로 소통이 중요하다지만...쉽지 않은 것 같았고. 지금은 그냥, 상황이 참 난감하고 어렵다는 생각뿐입니다.

감내해 주시는 데 대해 많이 감사했고, 죄송하고. 그렇습니다. 총괄하시는 분이시니까. 두루 보시고..저희가 좀 과했는지도 모르죠. 아무튼 결국은 관사인도 아닌 저로서는 되도록 모두의 스트레스를 적당히 조율하고 감하는 선에서 잘 마무리되길 바랄 뿐입니다.

 

어제 방과후 시간표 변경 건에 대해서는 제가 어디까지 보고해야 하나, 부분에서 잘 모르겠어서 지나치게 세세하게 말씀드린 감이 있었습니다. 사실 학교의 대표격인 입장에서 강사들의 편의를 어느 정도까지 봐주고 허용해야 하나..하는 태도 면의 갈등이 있어서 여쭙고 싶었어요. 시간표 조정은 전적으로 제 재량이고. 그 부분에서는 믿어주신다고 느꼈고.. 어제 학교에 들를 생각이었는데 직접 뵙고 말씀드렸으면 더 나았겠다 싶습니다. 오늘 아침에 방과후 계약 하시는 분들 뵐 겸 나가겠습니다. 말을 번복하는 게으름뱅이라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건. 언젠가힐링캠프였나? 회식 때였나? 교감선생님께서 저한테 말해보라시던 평소의 제 속내인데. 굳이 쓸 필요가 있나 싶긴 한데.

저는 학교에 있으면서. 모두와 두루 잘 지내고 싶은데 때로는 모두와 거리를 두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내는 것 같습니다. 수업과 생활지도. 업무. 최선을 다하자 싶으면서도 다 내던지고 싶다는 기분도 들고. 그래서 생각이 많은 반면 건실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나 교사로서 수업이나 아이들 마음 어루만지기나 업무나 애쓰고 있다, 조금은 세월 따라 나아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가도 하나도 나아진 거 없이 보여주기처럼 생색이나 낸 건가, 시간만 잡아먹나 싶어 실망스럽기도 하고. 스스로에 대해서 느끼는 변덕만큼 다른 선생님들,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친밀감이나 신뢰감도 변덕스럽게 움직이고는 해서. 그래서 교감선생님께서 제게 가끔 속내를 얘기해 보라고 하셨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얘 속내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 싶으셨을까요. 얼굴이 뚱, 하니 불만 많은 직원 같다고 보셨을 수도 있겠고.

저는 게으름뱅이지만 이상을 좇고 싶은 인간이라서. 스스로나 타인에 대해 쉽게 실망하거나 비관하는 면이 있는 걸 고치려고 애를 쓰는 중입니다. 올해는 생각을 좀 덜하고 실천을 하자, 봉암초 선생님들도 다들 그 나름의 상냥한 면, 좋은 면들이 있으니 그 부분을 많이 배우자고 마음먹었지요.

서툴지만 올해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학교 시스템이 굴러가는 데 일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감선생님과 많은 말씀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간 많이 배려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한 점 알고 있습니다. 분명 저도 느끼고 있으니까 윗분 입장에서도 맘에 차지 않는 부분이 꽤 많이 있으실 텐데도.

올해로 3년이나 되어 가지만 아직은 그래도 쌩 초짜 신규라 치고 너그럽게 봐 주시고 많이 훈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뻔뻔한 말씀인가 싶긴 한데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는 만큼 어쩔 수 없네요. 면대면에서도 좀 살가운 표정으로 이렇게 뻔뻔하게 말씀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탐탁찮게 여기시려나요.

여하튼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글이 쓸 데 없이 길고 이상한 것은 반은 새벽에 쓰는 탓입니다. 항상 감정과잉에 이상한 글이 되더라고요. 반은 제가 이상한 탓이겠죠.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이따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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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만족.

일지/일지 2017 2017. 2. 25. 00:25

S가 쓴 시에 

우리가 함께 뛰놀았던 분수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뭔가 즐겁고 행복한 기억을 한 조각 가지고 갔구나.

그게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고.

어느 정도로 흐뭇한 기억일지 가늠할 수 없지만서도.

그 시를 보는 순간

그걸로 충분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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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일지/일지 2017 2017. 2. 20. 04:35

자야지. 자자. 일곱시 인나서 머리감고 옷 입고 가야지. 기름도 넣어야지. 

가서 나이스랑 학교 과제카드 분배 다시 하고...

교육과정 수정 좀 하고....

애들 수준에 대해서 좀 물어봐야지.

---------------

방과후 업무 관련 책자 살펴봐야지.

그리고 통합 지도서 좀 읽어봐야겠다.

바른생활이나 계절 교과에 그림책 적용할만한 부분 살펴보고. 

재구성 방법 생각해보고. 주제 재구성 책 가져오고.

--------------

그 담에 수학 1학년 때 성취기준이랑 2학년 성취기준이랑 좀 비교해보고. 애들 수준 파악 방법이랑. 연초에 보강할 방법 알아보고..

받아쓰기-기적의 받아쓰기 책 좀 알아봐야겠다. 그림책 받아쓰기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거나. 틀린 거 세 번 쓰기?

일기쓰기-주제? 단어활용? 자주 틀린 단어 활용? 여러가지방법?

과제 꾸준히 해 나가도록 체계를 미리 잡아놔야 함.

--------------

생활지도 방법 고민 좀. 주의집중 방법이랑. 경청 방법이랑. 과제 방법이랑. 긍정적인 강화 위주로 하는 방법이랑. 123 매직 좀 언능 읽어야겠음. PDC 활동편이랑.

--------------

놀이 종류 고민도 좀. 할리갈리랑 이것저것. 알아보고 살 거 사고.


어흑.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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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

일지/일지 2017 2017. 2. 20. 04:27

밤 시간이 참 좋다. 조용하고. 집중하기 좋은 시간.

그렇다고 해서 지금 뭔가 건실한 일을 하고 있진 않지만서도.

걱정이 늘어지기도 좋은 시간대긴 하지.


쨌든. 일단은 자고 아침이면 학교에 가야 하는데. 왜케 자기가 싫을까.


2학년을 맡을 것이 확실시 되면서 걱정만 늘어지고 있다. 

예전에 기초학력모임에서 받은 자료들을 좀 파악해두고. 한글해득이 안 되어 있을 것에 대비해서 어떻게 한글교육과 맞춤법 교육을 할지 인디를 좀 뒤져보고. 교육과정 수정 관련해서 자료를 좀 찾고. 그밖에 저학년 생활지도에 대한 글들을 좀 읽었다. 여전히 자신이 넘쳐나진 않지만. 올해는 나보다 경력 많은 다른 샘들과 이야기하면서 얻을 것들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수업에 대한 정보. 자료들. 그게 가장 절실하고.. 생활지도에 대해서는 이견들이 있고 크게 좁혀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 다져나갈 필요가-달리 말하면 부지런하게 일관성과 체계를 다듬을 필요가 있을 뿐. 게릉벵이라서. 그래서 문제임. 항상.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지만. 애당초 내가 배척하는 부분도 있고. 이런 내가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곤 하지만. 생각에서 더 나아가 꼬인 부분을 풀어내는 것도 내 몫이다. 좀 더 솔직해지고. 덜 경계하고. 덜 질투하고. 먼저 다가가고.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재미있고 즐겁고 따뜻한 마음으로 지내고 싶다. 충실하다는 느낌으로. 충분히 노력했다는 느낌으로.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으면 족하다. 그러려면 교류가 필요하다.


꼼꼼한 2학년 샘이 많은 것들을 물려주고 가신다. 업무 면에서.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직 전반적인 흐름 파악도 덜 되어 있지만서도. 나는 후임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난 2학년 샘처럼 체계적으로 이것저것 잘 챙기지는 못했다. 정리도 젬병임..그래도 나름대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문서로 남겼고, 성격상 모른다고 찾아오면 해줘버릴지도 모르지...-_-; 도움은 충분히 줄 생각이다. 


새로 오는 사람에 대한 기대가 있다. 기왕이면 잘 지내고 싶다. 그리고 올해는 뒷담을 좀 덜하고 싶다. 스스로에 대한 불만을 타인에 대한 불만처럼 표출하는 버릇이 있는 듯. 내가 그렇게 느끼지도 않으면서 타인의 말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버릇도 고쳐야 한다. 그건 친밀함이 아니고 스스로의 평판을 깎는 짓이고. 듣는 이나 대상이나 모두를 깎아내리는 짓이고. 상처주는 짓이고... 조용히 살자. 좀. 평안하게. 나도 내가 피곤하다. 


책 읽고 바쁘게 지내고 싶었는데 봄방학은 참 게으르게 보냈다. 강제로 카페 가서 책 읽어야 될라나보다. 방과후 업무를 할만하다고 느끼면. 이제부터는 걍 항상 어디든 가서 교재연구랑 독서를 해야겠다. 스스로를 채우지 않으면...계속 조바심이 난 채로 지내게 될 거다. 피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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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 연수를 받기로 했다. 신헉기 준비 연수.
방학동안 학급경영에 대한 틀도 다지고.
핵심 프로젝트나 단원별 지도 계획 흐름을 미리 몇몇 사항으로 세워두고 싶다. 함께 의견 나눌만한 소인수학급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어차피 홀로서기인듯. 연수라도 부지런히 다녀야겠음.

1월 67일에 실천교육교사모임 총회가고. 2월 23.24 때 전북교육연수원 가서 신학기 연수 받고.
1월 되기 전 베트남 여행 다녀오고.
의도한 건 아니지만 베트남에 대한 이해를 높여서 S와 교감을 조금 더 다지면 좋을 듯. 여행다녀온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은 느끼지 않도록 해 주고 싶다. 베트남 관련 일화나 문화 얘기. 동화책 등을 좀 알 수 있음 좋겠다.

다만 이것들이 아이가 그나마 사정 좋은 시설에서 살아가는 것을 스스로 그만두게끔 마음먹는 데 영향을 주는 것인지. 그것이 자아정체감에 대해 혹시라도 어떤 악영향을 미치게 될지. 잘 모르겠어서 좀 걱정이 된다. 스스로 베트남에 대해 인식하는 것. 다문화가정 아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 그게 이런 시점의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르겠고 좀 걱정된다. 다얀성을 인정하고 스스로 가진 특성에 대해 자랑스러워 할 줄 아는 사회라면 좋겠지만. 아직은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니까. 상처받지 않길 바라고. 상처받아도 일어설 수 있길 바란다. 스스로 가진 가치를 훼손받는 경우는 앞으로 무수히 많을 것이다. 공부 못한다고.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류가 아니라고. 가난하다고. 정신적으로 너덜너덜해지며 살아가겠지. 공부잘하고 유순했던 나로서도 학교와 사회는 상처받기 좋은 공간이었다. 스스로 왜곡된 길을 걷기도 참 쉬운 세상에서. 견딜만큼 강한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행복하고 좋은. 따뜻한 기억. 즐거운 기억. 유쾌한 기억. 유능감을 느끼고. 성장한 기억. 사랑받은 기억. 소중하게 대해진 기억. 거기 내가 조금 일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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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왔다. 첫눈.
1교시에 책을 읽기 전에 미리 할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위해 도서관에 갔다. 추우니까 교실에서 하면 안 돼요? 하는 애들을 8단원 내용과 관련있어서 하는 거라면서 설득해서 데리고 가서는 바닥난방을 틀고. 히터를 틀고. 작은 칠판에 여러분은 책 고를 때 보통 어떻게 하는지 이야기 나눴다. 주저주저 하고 딴 짓하고하는 애들 입 열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요즘은 내 마음을 읽어주려는. 혹은 빨리 진도를 나가고 선생님과 데이트 나가고 싶어하는 아이들이어서 어떻게 얘기들이 나왔다. 제목. 그림보기. 그림 대충 훑어보기. 등.
그 전략에 맞춰서 책을 골라오라고 하고. 왜 그 책들을 골랐는지 이야기해보고. 함께 책을 읽다왔다. 생각보다 책을 고른 이유가 교과 목표와 부합해서 조금 놀랐다.(지난 번에 읽은 사라, 버스를 타다와 비슷한 내용이려나 싶어 컬러풀월드를 골랐다, 지난 번 읽은 책과 비슷한 '싫어' 시리즈를 들고 와서는 비슷한 내용일까 싶어 골랐다, 는 M. 그림을 훑어보았더니 재밌어보여서 골랐다, 앞으로의 진행이 궁금해서 골랐다는 S. ) 이미 애들은 책 읽기 전에 할 만한 일들을 체득하고 있었다. 굳이 적확한 언어로 이것들을 짚고 외우고 할 필요가 있나 싶긴 했지만 아이들이 평소 간과하는 책 뒤 소개글이나 차례에 대한 이야기들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도서관 레고로 몇 십분 놀다가 동아리 활동을 위해 헤어졌다. 레고를 굴리는 와중 M이 눈싸움을 하려면 장갑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기에 집에 나도는 스키장갑을 주마고 했다. 근데 아이가 상당히 기대하는 눈치다. 약속에 사인에 복사까지. 하지만 사 주는 건 존심상하는지 주려는 장갑 색이 어떠하냐고 물어보더라. 그냥 좀 짠했다. 그 집 아이들은 장갑 다 가지고 있을까 싶고. 내가 주기로 한 호의를 보고 S가 마음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S에게 상냥함을 잘 보이지 않는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가.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1.2.3. 매직. 읽고 있다. 철저하게 카운팅하는 기법.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화내지 않고 휘둘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문제행동에 대한 무관심과 카운팅으로 일관하는 프로그램인데. 일리 있다 싶으면서도 조금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너무 건조한 느낌으로 보이진 않을까. 그러나 문제행동에 대한 대처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으니 적절히 써먹어야겠다고도 느낌.

아무래도 잘 따라와주는 아이에게 좀 더 관심이 가서. 초반에 떼쓰고 무례하게 구는 것들을 무관심으로 (그래봤자 소용없다. 가 잘 전해지는 방식으로)로 일축하고 훈육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리지르고. 억지로 일축해버리지 않고 그저 카운팅. 혹은 미리 정한 대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

선생님들 사이에 골이 있다. 2학년 선생님과 젊은 샘들의 간극. 모든 선생님과 나와의 간극. 56학년 샘들과 나머지 샘들의 간극. 5학년과 나와의 간극. 서로를 경계하고 불신하는 미묘한 간극. 내 성격과 자격지심 탓이기도 하고. 점수가 얽혀있기도 하고. 그냥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피곤한 관계지 싶다. 어렵다.
오늘 동아리 활동 중 일어난 즉석 회의에 대해 굳이 2학년 샘이 물어오셨더라. 왜 모였던 거냐고. 혹시 자신을 의도적으로 배재하려 한 건 아닌지 고민하셨는지도 모르겠다 싶어 안쓰럽달까...모르겠다. 그분이 생각하는만큼 나도 거기 잘 섞이지 못하고 있건만. 나만은 그분과 좀 가깝다고 느끼신지도 모르겠고. 어유..나는 걍 모두가 불편함..심지어 나 자신도 불편하고. 요즘 울증스러운 듯. 건들면 이유없이 울 것 같음. 심리상담을 받을까 다시 생각중이다.

공부모임이 절실한데 마음 맞는 사람이 주변에 없다. 공부를 해도 이게 맞는 길인지 종종 회의가 든다. 방향은 맞는 것 같은데 정작 현실에 적용할만한지도 의문이 들고.
학급긍정훈육모임은 생길까? 나를 불러줄까? 이런 생각도 들고.

이해타산적으로 접근하는 동료에게 너무 스스로의 어둠을 오픈하는 게 아닌가 요즘 고민이 든다. 너무 자신과 타인을 막대하는 것 같다. 아무 것도 아닌데 너무 생각과 고민과 어둠이 많다. 음..결국 울증이다.

수업공가 해야하는데.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 일상수업을 공개하는 게 좀 부담스러운 느낌. 결국 망설이며 시간만 보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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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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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께서 아이들 주라고 카라멜을 한 봉 가져오셨다. 주시는데 받지 않는 것도 그렇다 싶어 아이들 잘 나눠주겠노라고 받았다. 마침 원어민 선생이 수업시간에 약속한 큰 사탕을 가져오기는 커녕 아침에 버스를 놓쳐서 아예 학교에 결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두 개씩 나눠주었다.

그런데 몇 시간씩 지나고 나니 아이들이 계속 카라멜을 까먹고 있어 이상하다는 할머니. 점심시간에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혹시나 싶어 열어보니 아이들 서랍장 안에 카라멜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간 마이쮸나 비타민을 서랍 안에 넣어두었는데 그래도 아니겠지 싶어 내버려 두었다. 아이들도 우리 의심하는 거예요? 우리 도둑 아니예요. 라고 하기에 믿어주는 사람이 되자, 싶어 별 말 안 했더랬다. 쥐잡듯 도둑으로 추궁하며 따져 보았자 서로 상처만 되고. 대신 서랍을 잠그기로 했는데, 종종 서류를 열어보아야 하니 항상 잠글 수도 없는 노릇.

점심시간, 밥 먹고 와서는 저희 서랍 열어보셨어요? 하기에 왜? 했더니 소중한 것이 없어져서요. 하더라. S가 M에게도 속닥속닥 하더니만 서랍정리 해야지, 하고 M이 서랍을 열어 뒤적뒤적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아무 얘기 안 하면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선생님이 서랍을 열어보았고 카라멜을 찾냐고 한 마디 해 주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5교시. 수업 시간.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했다.

선생님은 의심하는 것이 싫어서 여러분 말을 믿었다. 이전에 마이쮸가 사라졌을 때도, 비타민통이 텅 비었을 때도 여러분이 부인하기에 내가 다 나누어 주었겠거니 하고 믿었다. 그런데 오늘 할머니께로부터 받은 카라멜봉지가, 딱 두 개 씩만 주었는데도 다 사라져 있었다. 할머니께서 여러분이 계쏙 카라멜을 씹고 다니는 것을 보셨다기에, 남의 서랍을 뒤지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혹시나 싶어 열어보았다. 그랬더니 카라멜이 가득 나오더라.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여러분이 남의 것을 가져가는 것을 나쁘다고 알면서도 잘못한 것이다. 할머니께서 조금씩 아껴 먹으라고 주신 것을 가져갔으니, 할머니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선생님에게도 사과해 주었으면 좋겠다. 

M은 왜인지 삐쳐있고. S는 조용히 말이 없었다.

죄송하다고 말을 하라고 했더니만 둘 다 말이 없기에 반성문으로 사과를 써서 달라고 했다. 그래도 반응이 없어서 내내 기다릴 수 없으니 남아서 쓰라고 하고, 일단은 수업을 진행했다. M이 고개를 숙인 채로 봐야 하는 영상을 보지 않고 있기에 목소리 톤을 좀 세게 해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피해를 끼치고 있으니 일어서서 보라고 했다. 

펭귄 영상이 시작되고 재미있는 영상이기에 그래도 슬금슬금 고개를 들고 열심히 보더라. 


등장인물이 되어 인터뷰 하는 부분에서 엄마, 아빠, 아기펭귄역을 맡아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아빠펭귄이었다. 아빠펭귄에게 '어떻게 알을 품느냐'고 질문하기에 뱃살을 끌어 내려서 덮는다고 했더니만 둘다 자지러지게 웃더라.

수업은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충실하게 마무리되었다.

아이들은 반성문에 대해 더 언급하기도 전에 내 책상에 올려져 있던 A4용지를 한 장씩 가져가서는 열심히 반성문들을 써서 할머니께 드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S가 내 책상 주변에서 재잘대며 얼쩡거리기에 눈을 들여다 보았다. 왜요? 하기에 잘못을 인정하기는 참 힘든 일인데, 용기있게 해 줘서 대견하다고 말했다. 아이가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진심이었다. 혼난다고 느낀 M이 그런 반응을 보인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바 아니다. 반항하는 듯 보이기도 했는데, 그래서 혼을 내서라도 물건을 가져간 것에 대해 돌아오는 부정적인 대가를 체험하게 해야 하나 했는데. 이 아이는 자기 행동이 밝혀진 데 대해 수치심을 느꼈고 잘못을 인정할만한 용기가 없었는지도. 혹은..내가 저를 미워해서 혼내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위축되어 있었는지도. 하지만 수업시간에 내가 저희를 자지러지게 웃겨주자 마음이 놓였는지도 모르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문을 정성스럽게 쓰긴 했는데. 좀 걱정이 된다. 나는 엄청 엄한 선생님이 되어서 벌을 막 주어야 했을까. 반성문을 쓰게까지 한 것은 잘한 일인 것 같은데. 애들이 들키지 않으면 몇 번 더 그래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까 두렵다. 

근데. 애당초 교실에 먹을 것을 두는 것은 잘못된 일인 것 같기도 하다. 견물생심이라고. 찔끔찔끔 주는 것이 썩 좋은 일 같지는 않다. 

아이들이 아침마다 물었었다. 먹을 것 있어요? 하고. 그 때마다 없어, 없어. 하고 대꾸했던 것이. 아이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 할 핑곗거리였는지도 모르지. 반성문에 선생님이 너무 적게 주신다, 는 말이 있어서. ㅎ

요즘들어 작게작게 먹을 것으로 보상을 주는 것이 참 별로라는 생각을 한다.

아예 먹을거면 함께 즐겁게 다 같이 나눠먹고 끝내버리고. 아예 먹거리 보상을 없애버리는 것이 낫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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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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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소리를 멀리까지 전달하여 봅시다.

종이컵 전화기 만들기.
실, 구리선, 용수철을 이용한 종이컵 전화기를 만들고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구리선이나 용수철 전화는 처음 만들어 보았는데 마이크를 사용한 것처럼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서 아이들만큼 나도 놀라웠다.


손을 대어 실의 떨림 느껴보기.
실의 떨림으로 소리가 전해진단다. 라고 말하지 않아도 아이가 미리 실이 떨려서 소리를 전해요, 라고 말하는데 새삼 흐뭇했음.

실을 좀 길게 만들어서 교실 안팎에서 소리를 전해 보았다.



이번에는 구리선 종이컵 전화기.

용수철 종이컵 전화기.
음질 짱. 팽팽하지 않아도 작은 소리로 말해도 소리가 무척 잘 전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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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시간. 7단원. 감동을 느껴보아요.
시나 이야기를 읽고 장면을 떠올리며 나의 경험도 떠올려보고, 주인공 마음도 짐작해보고, 감동포인트를 서로 이야기해보는 단원이다.
오늘은 시를 한 편 읽었다. "형과 목욕탕 다녀오기"
무쟈게 싸우면서 목욕탕 가서도 서로 으르렁거리던 형제가 슬그머니 화해하는 내용.

일단 눈 감고 선생님이 들려주는 시 듣고 인상적인 장면 그려보기.

아이들은 슬그머니 어깨동무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고.
나는 참외배꼽이랑 엉덩이 맞닿을 때 거품 터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비슷했던 경험 나눠보기.
형제들끼리 서로 싸우고 슬쩍 화해했던 기억은 다들 갖고 있어서 내 어릴 적 경험도 나누고 아이들 경험도 함께 나누어 보았다. 선생님인 내가 언니나 동생이랑 싸운 이야기는 신기하고 재밌는지 영 예상치 못한 곳에서 까르르 웃기도 하고. 자기들 싸운 얘기도 하고. 화해한 경험도 나누고.
저마다 재밌던 부분, 감동받은 부분 이야기 나누며 맺었다.

내일은 감정카드를 나눠보며 감정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볼까 싶다. 월, 수, 금마다 느낀 점을 간단히 쓰고 감사일기를 쓰는데 즐겁다. 재밌다. 기분 나빴다..등 외에는 딱히 새로운 표현이 없어서. 감정카드를 주욱 늘어놓고 같이 볼까 싶음. 하나 씩 꼽아보면서 인물들 마음을 짚어보는 것도 좋겠다. 한 명씩 앉혀놓고 인물 인터뷰 형식으로 "교실까지 센둥이가 들어왔을 때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식으로 가도 좋을 듯.
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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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교장선생님의 소년체전 시상이 있었다.

3학년 생글이가 전북소년체전에서 1위와 3위를 해서 메달을 받았다. 축하~
저 얼굴의 미소를 보라...좋댄다.


4학년 언니도 메달을 받았다.

또 한 번의 시상.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을 듣고. 교실로.
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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