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는 자신의 능력있음을 보고 인식해주기를 바라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아이.
둘 다 마찬가지긴 하지만. 그간 M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는 지적이 맞을지도.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면 심하게 토라져서 눈물을 보이는 녀석들인데. M은 솔직하게 관심을 구하는 반면 S는 알아서 다가와주길 바라고, 퉁명스럽게 구는 것으로 관심을 얻으려 한다. 다가가려는 입장에서는 M이 좀 더 다가가기 쉽긴 하다.
S는 사교육을 받고 있지만 가정의 따뜻함을 그리워하고, M은 자신이 잘 못하는 부분에 대해 부끄러워한다. 숙제를 틀려왔는데 따로 불러 언급하니 쑥쓰러워하고 이따가 하라고 항의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서로 숙제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풀면서 선생님이 알려주는 것은 배제하고 짠~하고 완성작만 내놓고 싶어하는. 뭐..누구나 다 그렇지. 자신의 서툰 부분을 내보이는 것은 많은 이들이 괴로워 할 것이다. 틀리고 맞고 보다, 네가 정확히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해도, 다 맞아서 완벽하게 내놓는 상황을 무척 기뻐한다. 수학시간에 문제를 풀다가 알 것 같으면 말하지 않아도 수익까지 풀어버리고. 모르는 것이 나오면 막막해하고.
둘 사이의 미묘한 경쟁심리. 열등감과 유능감 사이를 하루에도 몇 번 씩 오가는 녀석들을 보면 나도 좀 피곤해진다. 이 시기의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는지, 어떤 부분은 노력해도 잘 안 되는지. 끊임없이 보게 되고 좌절하고 유능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롤로코스터를 타는 시기인 듯. 안쓰럽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좀 스무스하고 큰 상처 없이 이루어졌으면 싶다. 인정욕이 강하기 때문에. 이미 충분히 주목받지 못한 탓에 내가 뛰어나지 않으면 대단한 아이가 아니면 원하는 만큼 인정받을 수 없다고 느끼는 아이들이라서. 못 하는 게 있으면 잘 하는 것도 있는 거라고. 느긋해졌으면. 누구보다 더 잘하니 잘났고, 못하면 가치 없는 거고. 이런 서열식 사고에 젖어봤자 어차피 계속 남들보다 뛰어나지 못한 좌절이 기다리고 있고, 관계에 미묘한 금이 가고, 평생이 피곤해지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자신 없던 것을 내 교실 안에서 조금 더 잘하게 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만큼 성장했어. 하고 느끼는 것. 전보다 잘 해. 그리고 좀 서툴더라도. 다시 다듬어서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 집에서 안 된다면 수업시간에 틈틈이 전에 배운 개념을 복습하고. 숙제 조금씩 하고. 자꾸 해 보는 것. 조금 더 나아지는 것. 내년도 수월하게 지낼 수 있게. 안 잊어버리고 내년까지 잘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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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M이 "오늘의 저는 새 M이에요. 글씨도 이쁘게 쓰고 또 자세도 바르게 하고 지낼 거예요" 하고 이야기했는데. 아..서툴더라도 발전하고 싶어하는구나. 안 듣는 것 같아도 내 말을 진지하게 듣는구나. 잘하고 싶어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면 항상 그랬다. 다들 잘 하고 싶어했고. 안 돼서 눈물 펑펑 흘리며 엉엉 울고. 지루한 설명에도 집중해서 듣다가..아이들 답게 정신 흐트러져서 딴 짓하다 지들끼리 낄낄대고.ㅎ 뭐. 나도 집중 잘 못한다. 재미 없는 강의시간 낙서가 특기였고 지금도 그러함..
서툰 부분에 대해서는 꾸준히 복습을 유도하고 용기를 주고. 잘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하는만큼 주목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쓸쓸하고 외롭다고 느끼지 않게 우리는 널 계속 생각하고 있고, 넌 우리 일원이고, ..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주고. 열심히 하려는 그 노력과 기여에 대해 알아주고. 고마움을 표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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