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다 싹 날라감. 우씨.
니콜라스홀트 연기 나쁘지 않았음.
교수님역으로 케빈베이컨 나와서 기분 좀 잡침.
전쟁이란 게 사람을 정말 망가뜨리는 거 같음.
상처받은 내면을 치료하려고 명상을 찾기 시작한 작가가 번뇌를 제하려고 조용한 오두막을 찾은 것까지는 어느정도 평이한 일임. 근데 차기작에 대한 압박과 사람들에 대한 신뢰상실과 사생팬들 때문에 점점 더 스스로 고립하고 은둔하는게 독특한 이력이라 할 수 있겠음. 어찌보면 딱하다 할 수도 있겠으나 어찌보면 온전한 자급자족과 글쓰기로 내면의 평화를 얻는. 완벽하게 행복한 삶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싶어 마음이 묘했음. 가족을 만든 건 좀 아니다 싶음. 그런 사람은 혼자 살아야 함. 아내와 아이를 빨리 놓아주었어야했음.

어린시절부터 하고 싶은 일을 부정당하고. 고상한 어퍼클라스도. 하렘의 일원도 아닌 하프 유대인. 돼지고기도축업을 하는 유대인의 아들. 이 온갖 아이러니 속에서 화만 키워가던 반항아가. 내면의 평화를 찾기까지. 그 중심에는 화를 토해내기 위한 글쓰기가 있었고. 그것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다듬게 도운 조력자가 있었고. 전쟁의 포화는  모든 것을 다시 이지러뜨려놓았으나 또한 그가 명상을 통해 묵혀둔 내면을 온통 토해내고 다스리는 글쓰기를 할 수 있게하는 계기가 되었고. 종내는 종교적인 글쓰기로 그를 이끌어 내면의 평화를 찾게 만들었음.
호밀밭의 파수꾼 함 읽어봐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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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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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와 간만에 클래식공연.

서울유스필하모니와 일리야 뭐시기라는 피아니스트였음. 성이 기억이 안나..
김대진 피아니스트가 성성한 백발로 등장, 지휘를 했다.
현을 위한 보칼리제.
피아노협주곡 2번.
교향곡 2번.
해서 5시부터 두어 시간쯤 진행.

어릴 때 엄마는 카세트테잎으로 클래식 음악을 종종 들려주곤 했는데. 모차르트나 베토벤. 쇼팽. 리스트. 그밖에도 리처드 클레이더만이나 발레곡들도 있었다. 아무래도 언니가 꼬꼬마시절 피아노를 곧잘 쳐서 콩쿨에도 나가 상을 받아오곤 했기 때문에 관심을 더 가져주신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없는 형편이라도 꾸준히 공연이나 영화도 보여주고 음악도 들려주시고 하셨던 게 지금와선 감사할따름.
세상의 이런저런 것들을 더 알고 즐기려면, 겉핥기라도 한 계기가 있어야지. 개떡같은 삶을 견디는 힘은 뭔가에 애착을 느끼고 즐기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요즘으로선..
암튼. 어린시절부터 들은 곡들 중에. 차이코프스키가 내 클래식 최애. 그의 비극적인 삶도 울림이 있긴 하지만 확 와 박히는 매력적인 멜로디라인과 애절하다가 폭발하고 질주하는 감정의 고저가 좋음.
라흐마니노프를 처음 듣게 됐을 때. 차이코프스키와 비슷한 이유로 좋아하게 됐던 것 같음.
오늘 연주는 2층에서 들었고.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마저도 울림이 섬세한 느낌이네. 싶어서 좋았음. 늘어진다고 생각해서 자주 듣지는 않았던 보칼리제도 아름답고 한결 더 애절하게 들리고. 악기 하나하나의 음색이 잘 구분되는 듯 해서 좋았고.
협주곡이야 뭐 언제나 그랬듯 좋았고.
교향곡은 잘 안 듣는 레퍼토리라서 조금 생소했지만. 뭔가 크리스마스 삘나고 3악장은 특히 화사한 느낌이 좋았네. 3악장만큼은 다른 매체에서 종종 들었는지 안 생소하더라. 알고보니 포레스텔라 곡 중에 멜로디를 차용한 곡이 있었다는 듯.

곡들을 들으면서 온갖 생각들이 끊이지 않아서 좀 괴로웠는데. 당장 해내는 것들이 가치가 없는가. 가치는 무엇으로 정하는가. 나 노동의 값을 너무 폄하하는 것은 아닌가. 염증과 수명과.. 따위랑 관련된 것들이어서. 복작복작. 답도 없을 것들을 소모적으로 생각해대는 머리를 좀 멈추고 집중했더라먼 더 좋았을텐데. 암튼 곡들 자체는 좋았고.
2000년대 초 락음악 듣기가 몇 회기째 슬슬 물리는 시점이라 라흐마니노프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들을 다시 파봐야겠다고 생각.
여튼. 간만에 100여 명 가까운 연주자들이 교향곡 스탠스에 맞춰 정렬해 앉은 모습을 보니 멋있더라. 제1 제2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룻. 호른. 트럼펫. 클라리넷. 퍼쿠션들. 연주하는 흐름들이 쉭쉭 여기조기로 옮겨가고. 옮겨오고 하며 활들이 파도처럼 너울너울 움직이고. 그런 걸 보니 좋더라.

공연 끝나고 디타워의 루나틱 가서 스테이크랑 봉골레파스타 먹음. 크림브륄레 첨 먹어봄. 나는 부산식 분식 정도가 소울푸드인 싸구려 입맛이고. 고기류는 소화가 더뎌서 그닥 선호하지 않지만. 디저트류에 든 설탕도 속을 부글거리게 하는지라 의식적으로 피하려 하지만. 맛은 다들 훌륭했고. 맛이 좋으면 일단 행복하니까. 감사히 얻어먹었음.

돌아와서 비비씨 보디가드 함께 정주행 완료.
알찬 하루여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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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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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대단한 화제길래 눈여겨보고 있다가 어무이랑 보러댕겨옴.
초반부에 대한 느낌은.
과시용 장면들로 넘쳐나는구나.
한드 막장물이랑 비슷하네. 였음.

한드에 흔히 나오는 재벌집 얘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단 느낌. 근데 규모가 어마어마하긴 함. 사업체 한두 개 갖고 있는 한드 재벌집은 그냥 일개 졸부도 아님. 걍 평범한 거임.
여긴 국제적으로 노는 부동산 갑부들이 등장함. 한드 규모에 억배는 한 것 같음.

똑똑허고 이쁘고 희망찬 여주가 한드에서는 흔히 당당하게 나가다가 온갖 치졸한 남친집 시모의 계략에 치를 떨고 온갖 폭력적인 일에 시달리지만. 여기선 나름 남친집이 19세기부터 부자인 뼈대있는 집안이라서인가. 아님 한드같은 사악하고 치졸한 괴롬힘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일이 작가들에겐 어나더 레벨의 하이라서인가. 그냥 너 따위가...정도의 눈부림이나 여주 뒷조사를 하는 데서 그침. 이마저도 상당한 무례로 여겨지는 게 신선할 지경.

남친이 대단한 인성의 유니콘으로 등장하고. 시종일관 꾸준한 평면적인 성격임. 판타지에 판타지를 더한 궁극의 신데렐라 스토리임.

중국의 전통적인 가족상. 요리. 노래. (마작..)등등을 버무리려고 많은 노력을 한 게 눈에 띄었음. 현대적인 팝을 중국어로 부르는 가수들은 좀 생소한데 신선했고. 결혼식 노래 부른 가수는 참 노래 잘한다고 간만에 느낌.

7프로 정도에 머무는 미국내 아시안 비율이나. 아시안 배우들의 드라마나 영화 속 입지 등을 생각하면. 이 영화 상당히 벼른 느낌임.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그간 인지도 있던 많은 아시안계 배우들이 주연이나 까메오로 등장했고. 분명 엄청 벼른 중국계나 동북 아시안계 갑부들이 투자도 많이 했을 것 같음. 아시아권 기업 등에 대한 이미지개선으로 인한 효과도 기대해볼만한 장기적인 투자전략일테니.
그간의 아시안 스테레오 타입들을 적당히 힙하게 이용하거나 뒤집으려 노력한 장면들이 좀 노골적이다 싶을 정도로 눈에 띰. 수학이나 경제에 밝고. 미국의 이민 1세대들은 온갖 고난 속에서도 상당히 끈기있고 성실하고 가족적인 태도로 2세대를 키워냈으며. 그렇게 헌신적인 부모 덕에 성공한 2세대들이 많다는 것. 반면 아시안들도 미친듯한 향락을 즐길 줄 알며. 아시안 남자들의 떡대도 꽤 볼만하며..같은 어필들. 개중 가장 노골적인 것이. 미국내에선 소수일지 몰라도 세계적으로 중국자본이 갖는 입지는 무시못할 수준이고. 우린 이렇게 미친듯이 잘나간다는 과시. 돈을 이렇게까지 처발처발할 수 있다니. 싶을 정도로 화면에 칠한 돈이 덕지덕지 보임.
평이한 신데렐라스토리일 수 있는 영화가 어마어마하게 흥행할 수 있던 이유는. 그런 뽕 덕분인 듯. 낯부끄러울 정도로 노골적이지만 이런 영화가 나오기를 목말라한 사람들이 미국엔 많고. 뽕에 충분히 절여져서 나갔겠지.
뭔가...요즘 와칸다뽀레버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즈나 느낌이 비슷함. 전자는 판타지라지만 후자는 그래도 실체가 명확하다는 데서 더 뽕이 충실하게 찰 듯.
암튼.
로맨스의 탈을 쓴. 다시는 우리를 무시하지 마라. 이런 포효 같은 영화였음.

이혼하게 되는 남주 사촌누이 알리스테어였나??? 이름 기억이 안남. 암튼 참 인상적이었는데. 역시 경제력이 있으니 당당해지기 쉽구나. 싶기도 하고. 항상 여자보다 서열이 높아야한다는 강박과 자신보다 나은 부인내지 여친에 대한 자격지심을 가진 남자들에 대한 비꼬기가 느껴져서 유쾌. 굳이 상대의 그런 자격지심에 맞춰 스스로를 후려칠 이유가 없다는 얘기도 좋았고.  해슘주 까메오랑 막판에 썸타는 것도 유쾌. 돈 보고 접근한 거래도 뭐 어때.

신흥부자들 느낌의 미친 화면이 지루했는데. 어느샌가 금세 익숙해져서 흥청망청 즐겁게 봤음. 로맨스의 완성은. 뭐 큰 의미 두지 않고 봤지만. 여주의 고난이 그런대로 인간적인 수준에서 마무리돼서 짜증 안나고 훈훈하고 좋았음. 콘스탄스 우 연기 잘하더라.


어디서 보니 이 영화가 동북아시아쪽 아시안계만 조명하고 남부아시아나 서남계-인도계나 아랍계 아시안들은 소외시켰다는 평도 해외에선 있다는 것 같은데. 글고보니 것도 그럼. 근데 또 서양인들 기준으로 아시아로 묶어둔 범위가 너무 크지 않냐고. 애당초 인종이 다르지 않냐고. 인종구분을 다각화할 필요 있는 거 아니냐고 답한 댓도 봄. 그니까. 아시안. 이란 기준이 서양에서 온 것이다보니. 그런 시각도 있을 수 있겠구나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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