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에 해당되는 글 69건

  1. 2016.11.06 9.23. 고무찰흙음식
  2. 2016.11.06 9.7~10. 나라사랑 중국 현장체험학습
  3. 2016.11.06 9.27.독서행사.
  4. 2016.11.06 9.28.학예회연습
  5. 2016.11.06 9.29.
  6. 2016.11.06 9.30. 생일잔치.
  7. 2016.10.26 대체로 나쁘지 않은데.
  8. 2016.10.26 떼 쓰기 조장
  9. 2016.10.26 10.26.
  10. 2016.10.11 기록.

고무찰흙으로 음식 만들기.


선생님이 주문한 초밥과 스테이크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생글이와 
미니언즈를 위한 음식들을 마련하는 중인 이쁜이.


생글이가 선생님을 위해 날치알밥도 만들고. 참치대뱃살 초밥도 만들어 주었다. 계란초밥은 서비스.

웰던으로 익힌 스테이크와 샐러드 제작 중.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니까 넣어달라고 부탁한 파프리카도 썰어서 넣었다.

본인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하트 뿅뿅 자세도 찍어주었다.

한 입 먹으면 힘이 불끈불끈 난다는 하트뿅 음식. 뭘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음.

본인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얼굴은 안 나오게 찍은 이쁜이의 '미니언즈의 식탁' 제작공정.

일단 미니언즈. 누군지는 미상.
식탁..인 줄 알았더니 침대.

달걀초밥과 김밥.

미니언즈 커플. 침대와 식탁과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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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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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일정안내 및 준비물 확인, 모둠별 질서지키기 연습, 이동중 안전교육, 위급상황 대처요령 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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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

가는 길에 막 문을 연 식당에서 든든히 아침을 먹고..
 
식당 앞 놀이터에서 간단히 몸도 풀고
 
다시 달려서 인천공항에 도착!
 
인천 국제공항에 처음 온 기념으로 사진 촬영 몇 컷.
수속 마칠 때까지 대기 중..
 
보안검색대를 향해~!
 
드디어 연길행 대한항공 비행기 탑승.
 
이륙. 그리고 2시간 여에 걸친 비행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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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 공항에 도착~!

연길 거주중이신 재중동포 가이드분과의 첫 만남.

 
공항을 떠나 이층버스 타러 출발! (12시 10분 경)

중식 먹으러 온 식당 앞에서 할머님 한 컷. (13시 30분 경)

진수성찬 앞에 두고 입맛 다시는 중.

 
중식을 먹고 도착한 연변박물관에서. (14시 경)

첫 날의 주요 탐방지 중 하나.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에 위치. 
(조선족자치주는 총 6개의 시, 2개의 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연길시는 연변의 경제문화중심지)
조선족이라 불리는 재중동포들의 역사와 풍습, 옛 발해의 유물들을 보관, 전시하는 곳.

일제강점기 때 일제의 탄압을 피해 올라온 동포들이 이곳에 정착하기 시작하였고, 끝까지 일본에 맞서 항일운동을 전개하였다는 것, 혹독한 기후(여름 최고기온 36도, 겨울 최저기온 40도)와 척박한 환경에도 벼농사를 짓고 한민족 특유의 풍습을 이어나가려 노력해 왔다는 것을 보여 주는 곳이다.
김좌진, 홍범도 장군 등이 이끌었던 청산리 전투를 비롯, 당시 압록강, 두만강 접경지대에서 격렬한 전투를 재연해 두었는가 하면 관혼상제에서 쓰인 여러 의상과 음식 등을 모형으로 전시해 두기도 했다.
재중동포들은 한 때 연변주 인구의 6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수가 많았지만, 현재는 점점 줄어들어 38퍼센트 정도. 20퍼센트 이하가 되면 자치주 자체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주 정부에서는 열심히 출산을 장려하는 중이라고 한다.
 
박물관 로비에 있는 부조가 멋져서 3학년들은 한 컷씩 독사진.

연길시의 박물관을 떠나 두만강이 있는 도문(토문)시로 향하는 버스.
(14시 50분 경 출발, 15시 20분 경 도착)
한글과 간자체가 병기되어 있는 간판들의 모습이 인상적. 소수민족 자치주에서는 간판마다 이렇게 소수민족의 문자와 간자체를 병기하는 규정이 있다고.

두만강 접경지역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꾸준해서인지 나루터 근처는 일종의 관광지처럼 꾸며져 있다.
 
예전에는 두만강 건너편 북한 지역은 숲과 옥수수밭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 최근 장마로 인해 어마어마하게 수량이 불어나면서 숲과 밭이 싸그리 씻겨 내려갔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문에 평상시라면 볼 수 없었을 북한 지역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평소 두만강의 깊이는 평균 1미터 언저리. 

건너편으로 보이는 곳은 함경북도 남양시의 마을.
중국과 한국이 수교하게 되자 두만강 근처에 살던 북한주민들은 강제로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저곳은 사실 군인들만 살고 있는 유령마을이다.
 
중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라면 통행증을 가지고 이동할 수 있는 다리.

두만강 나루터로 가는 중에 발견한 조선족 유치원.
재중동포들은 의무적으로 조선족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야 한다고.
아이들은 한국어를 먼저 배우고, 중국어는 제2외국어처럼 배우기 때문에 조선족들이 중국어를 유창하게 하려면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두만강 나루터 가는 길에 본 중국 도문시와 북한을 잇는 다리. 화물기차들이 오갈 수 있는 곳. 세관이 딸려 있음.
 
나루터 가는 길에 본 중국의 환경미화원.

두만강 나루터
 
야생짐승들의 이동을 가로막는 철조망, 북한 남양시 건물들에서 볼 수 있는 굴뚝들, 그밖에 가이드 선생님으로부터 북한 마을과 생활방식에 얽힌 소소한 이야기들을 듣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17시 30분 경. 다시 연길 숙소로 출발.
버스 안에서 보았던 탈북자 수용소. 중국으로 밀입국하려다 걸린 북한 주민들은 저곳에 끌려간 후 다시 북한으로 보내진다고.

19시. 식당 도착.

 

저녁밥은 삼겹살 구이. 저 빛나는 눈들을 보라...역시 고기는 진리?


20시. 호텔로 출발.

20시 20분, 호텔에 도착. 일정 끝.
 
노곤해진 몸을 씻고 푹 쉬었다. 다음날은 백두산 등반이 있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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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8일
6시 20분에 호텔로비에서 만나 6시 30분에 아침식사를 하고.

백두산 가는 길목에 위치한 이도백하시로 출발. 
가는 길에 버스에서 본 조선족초등학교. 
이곳 초등학생들은 7시에 등교하여 7시 반부터 자습을 하고, 8시부터 수업을 받는다고 한다. 반 당 60명 정도. 한년 당 10여 개의 반이 있는 것이 보통이라고. 조선족이라면 조선학교에 다니는 것이 의무이지만, 부모들의 경우 중국 내에서 보다 잘 적응하도록 중국학교로 보내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도백하로 가는 길에 본 용정시.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연변 조선족자치주에 속한 시. 
항일운동지사를 가장 많이 배출해 낸 곳이자, 윤동주 시인의 고향이기도. 

용정시는 농업도시. 도시 외곽에는 옥수수밭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중국정부에서 옥수수 종자를 배급, 가공, 저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길러낸 옥수수로는 식용유를 주로 짜내고, 처리하고 남아 도는 옥수수가 있어도 당 정부에서 전적으로 책임지고 사들여 준다고.

가곡 "선구자" 역시 용정시를 지리적인 배경으로 한 노래.
아래 사진이 선구자 노래에 나오는 일송정 소나무를 찍은 사진. 
사진 속 산꼭대기에 정자와 소나무가 하나 씩 있지만..잘 보이지 않는 듯. 
멀리서 보면 정자처럼 보인다고 해서 일송정이라 부른 이 소나무는, 용정시의 오래된 상징. 옛 독립지사들이 일송정에서 일본군의 눈을 피해 만나서 국가를 위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를 눈치챈 일본군은 나무에 총을 쏘고 껍질을 죄 벗긴 뒤 구멍을 파고 후추씨를 심는 등 나무를 말려 죽여버렸다고. 고로 저 소나무는 용정사람들이 다시 심은 소나무.

중국인들과 재중동포들의 집을 구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지붕을 살펴보는 것. 사람人 자로 된 지붕은 중국사람이 사는 집. 재중동포들 집의 지붕은 우진각지붕(네 개의 경사면이 모여있는 형태).

휴게소에서 잠깐 군옥수수로 요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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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백하시 도착. (11시 50분 경)
백두산을 수원지로 하는 중국 송화강 상류를 이도백하강이라고 하는데, 이도백하강 근처 도시라고 하여 이도백하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도백하시.
백두산을 수원지로 한다는 농심 백산수 공장이 이곳에 있음.


이도백하시에서의 점심식사.

그리고 다시 버스에 올라 수십 킬로미터를 달려 도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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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입구.(13시 15분 경)
 
중턱까지 올라가는 버스를 타기 위한 매표소 앞에서.

티켓을 끊고 버스 대기실에 들어가는 길.

천지에 살고 있다는 괴물 마스코트와 한 컷.

버스 티켓을 끊고..

티켓 확인 대기중
 
버스를 타고..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백두산에 왔다는 감격과 천지를 보게 된다는 기대가 큰 모양.
남는 것도 아닌데 비 내려 뿌연 차창 여기저기에 마음을 남기는 중.
"^백^두^산^", "여기는 백두산" "누구누구 옴"
 
중턱까지 다다른 뒤.

이 곳에서 다시 줄 서서 10명 씩 봉고차를 탄다.

휘몰아치듯 꼬부랑 협곡길을 몰아가는 봉고차 안에서, 이리저리 치이며 비명을 질러 가면서도 들뜬 아이들.
"왔어"
 
차에서 내려..우비를 가다듬고.

조금 더 오르면.
 
천지가!
천지를 보기란 행운에 비할만큼 어렵다는데. 
비오는 날인데도 호숫물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굉장한 행운이었다.
가이드 선생님께서 이날의 행운을 두고두고 '복 많이 받은 아이들 덕' 이라고 하셨다.

기념사진 몇 장.
천지까지 힘들게 왔으니 기력 보충해야 된다고 초코바 씹는 3학년.


엄혹한 기후의 천지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패션, 우리 할머니.

가랑비와 추위를 모른 체 하며 몇 번이고 천지를 내려다보다가, 안개가 스멀스멀 솟아오르기 시작하는 분화구를 뒤로 하고 아쉽게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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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장백폭포로 출발. (15시 20분 경)
다시 걸어올라가는 여정 중 몇 컷.

다리를 건너고 언덕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아이들.
선생님도 힘든데 씩씩하게 잘도 올라가던 녀석들.

장백폭포는 백두산 천지 북쪽의 움푹 패인 곳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인데, 물의 양이 많지는 않지만 물살이 빨라서 먼 곳에서 보면 하늘을 오르내리는 흰 사다리 같다 하여 승사하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200미터 밖에서도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언제 봐도 시크한 표정의 3학년들..
 
장백폭포에서 내려오는 길에 보았던, 백두산 온천지대.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 너머로, 후끈후끈한 기운이 느껴지는 온천.
원래는 섭씨 80도 정도였지만, 최근 점점 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83도까지 올라간 상태라고 한다. 백두산 분출설이 힘을 얻고 있는 증거라나.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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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다시 이도백하시로.
식당도착 (19시 20분 경).

이후 통화시로 이동. 호텔 투숙.
가이드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통화시는 인삼으로 유명한 동네로, 중국에서 가장 알아주는 인삼가공공장이 있다고 한다.

여하튼. 하루일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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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
7시 기상. 
7시 30분 럭셔리한 호텔 조식을 먹고.
 
고구려 유적지로 유명한 집안시로 이동. 옛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인 국내성이 있던 자리가 바로 집안시. 
포도를 많이 재배하던 지역이었지만 최근에는 오미자를 주로 심고 있다고. 어제 묵은 호텔이 있던 통화시에서는 인삼도 인삼이지만 와인 역시 많이 생산하는데, 집안시의 포도가 그 주원료였다고.
 
집안시에는 고구려 귀족들과 왕들의 무덤이 수천 개가 있는데, 이 날은 광개토대왕비와 태왕릉, 장군총, 5호묘 등을 둘러보았다.
 
선생님들도 십수년 간 학창시절에 글과 사진으로만 보고 배웠던 고구려의 유적지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는 사실에 많이 들떴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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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비 보러 가는 길
 
카메라 플래시를 제한한다고 내부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지만, 사방을 햇빛이 통하는 유리로 막아두고 시멘트 지붕 위쪽을 조금 뚫어 둔, 기묘한 보존방식. 석판에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다.
 
비석이 있는 곳을 지나 이정표를 따라..

광개토대왕릉으로 추정된다는 태왕릉으로.

역시 보존상태가 좋지 않아 그냥 야트막한 야산으로 보이는 왕릉.
동북공정이 시작된 14년 이후, 중국정부에서 조금씩 관광지로서의 복원과 보수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그다지 섬세하고 정성들인 방식은 아닌 듯.

곁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오르면

왕의 시신이 안장되었던 묘실이 나온다.
그 전에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던지라 주변 마을 곳곳에서 왕릉의 돌을 빼다가 집 주춧돌로 사용하기 위해 가져간 지 오래고, 무덤 역시 도굴당해 아무런 유물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
 
왕과 왕후가 안장되었을 것이라 추측되는 석판.
 
왕릉을 뒤로 하고

광개토대왕의 아들, 장수왕의 왕릉이라고 여겨지는 장군총으로.

왕의 무덤을 지키는 작은 무덤.(추정)

장군총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3학년 신장과 장군총, 비교샷

여기저기서 오셨다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무척 많이 만났다. 아이들을 보며 무척 기뻐해주시고 반가워해 주셨다. 아이 뒤에 보이는 게 죄다 제주, 익산, 대구 등등에서 오셨다는 한국인 관광객들.

장군총을 지나 5호묘를 관람. 
 
사진촬영이 금지된 곳이라 가까운 곳에서는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귀족의 무덤이라 추정되는 5구의 고구려 묘 중에서 개방되어 관람할 수 있는 유일한 묘소. 39세의 나이로 죽은 귀족을 위해 지어진 묘로, 39마리의 용과 고구려의 인간설화, 동서남북에 사신(청룡백호주작현무)등이 그려진 화려한 묘. 야광주를 비롯한 많은 유장품이 있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죄다 도굴당했고, 외부공기에 자주 노출되는 바람에 곰팡이가 피는 등, 열악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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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수도인 국내성이 있던 자리였기 때문에 집안시에는 무수한 고구려유적이 남아있고, 많은 한국인들이 찾아들지만 중국에서는 고구려를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역사로 바라보고 홍보하고 있기 때문에, 집안시 어느 곳에서나 플래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태극기를 들고 다니거나 대한민국만세를 외치는 것 등도 금지된 상태. 가이드 선생님의 주의사항을 들으면서 모두가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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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위해 압록강변으로 출발. (13시 경)

버스를 타고 가던 중 발견한 압록강가 연어양식장.

압록강이 보이는 강변에서 몇 컷.
 
식당 도착. 14시 10분 경.

점심식사로 불고기를 신나게 흡입.
 
유람선을 타고 북한마을을 둘러보기로.
원래는 다음날 일정이었지만 북한지역을 둘러보기에는 이곳이 훨씬 나은 지역이라서, 다음날 구간은 유람선 대신 걸어서 살피기로 하고.

저 거만한 포즈를 보소..
 
넘치는 호기심으로 강 건너 북한마을 구경 중.

접경지역 마을에는 보통 군인들만 사는 경우가 대부분.
내부사정이 유출되거나 일반 주민들이 중국으로 밀입국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
 
초반의 초롱초롱한 모습들은 어디가고. 수십여 분 지나자 소가 풀 뜯고 군인들이 낚시하고 갈매기 날아다니고 초소 서 있는 비슷비슷한 풍경에 질린 녀석들. 지들끼리 노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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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호텔도착.

이 날은 이렇게 일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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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단동시에서. 호텔 조식.
사진 속 아이들 뒤쪽으로 한복을 입은 북한 아가씨.
상당히 마른 몸매의 북한 아가씨들이 색동저고리를 입고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도움을 주었는데, 최근 탈북자들이 늘어나면서 북한당국의 감시가 심해지고 있어서 남한사람들과의 대화를 꺼리고, 사진촬영도 피하고 있다고. 
아이들은 신기해 하면서도 많이 아쉬운 모양이었다.
 
호텔에서 나와 압록강변을 따라 걷는 중.

멀리 일제강점기시절, 일본군이 북한지역과 이곳을 잇기 위해 지었다는 다리가 보인다. 6.25 때 중공군이 북한을 돕지 못하게 하려고 미군이 폭탄을 떨어뜨려 중간을 끊어놓았다던 다리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다리 너머 보이는 섬이 그 유명한 위화도.
조선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 명나라를 치러 갔다가 되돌아왔다는 위화도 회군의 배경이 되는 섬이다.

 
기념사진 몇 장.
 

아침산책하기 딱 좋은 강변.
 

강변 광장에서.

다리근처에서.

오른쪽은 일본군이 지었다가 6.25 때 폭파된 다리. 역사유적으로 보존중이고 체험티켓을 사면 올라가서 폭파지점까지 걸어가 볼 수 있다고 한다.
왼쪽은 이후 새로 지어서, 중국인들이 단동시와 북한지역을 통행증을 가지고 오갈 때 사용하는 다리.

뜬금없지만 산책 중 잠깐 숨고르며 먹었던 중국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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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
이동하는 버스에서 보았던 중국 결혼식 장면. 요란한 폭죽소리는 기본.
뿌연 연기 속에 신랑신부와 인척들을 위한 차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모습. 벤츠와 아우디를 아무리 적어도 6대는 빌려서 진행한다고.

14시 경, 맛있는 찌개를 점심으로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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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양으로 이동, 심양공항으로.
 
이륙예정시간 16시 15분이었으나 기상악화로 이륙 지연.

19시 좀 넘어 인천공항 도착.

학교도착 24시 30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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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체험학습일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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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교시: 읽은 책의 내용을 재구성하여 팝업북 만들기
4교시: 독서골든벨



자기가 만든 팝업북에 대해서 설명 중...





3학년 작품들.




팝업북 점수주기



상품은 칸쵸.
신나서 콧노래부르며 들어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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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벨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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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레고세트가 새로 들어와서 레고로 노는 아이들 사진 몇 장.







다음 날 있을 생일잔치에 앞서 초대장 만들고 칠판 장식.







지난 번 이쁜이 생일 때처럼 칠판을 꽃으로 예쁘게 꾸며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낙서 좀 해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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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오자마자 기념 사진 한 컷.

어제 미처 못 보낸 초대장 발송.



1학년 선생님은 바빠서 못 오시고.
대신 1학년들이 축하해주러 잠깐 들렀다.
아이들이 짠 활동 순서대로. 도서관에 레고 조립하러 옴.


최근 도서관에 새로 들어 온 레고 세트인데, 아이들에게 인기가 참 많다. 저학년들 손 힘 기르기도 좋고, 손가락을 자꾸 움직이는 조작활동이라 좌뇌 우뇌 발달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요 시기 아이들 부모님들 사이에서 피아노 학원 보내는 유행이 그런 연유에서라고 들었던 듯? 아이들이 나름 예쁘게 만들려 노력하다보니 미적 감각 기르기도 좋을 것 같고, 상상력이나 창의성 발휘하기에도 좋을 것 같고, 사회성 기르기에도 좋아 봬고...


그도 그럴 것이, 만들기만 하는 게 아니고 끊임없이 저희들끼리 꽁냥꽁냥 재잘재잘 열심히 상황극 벌이는 중...
오늘의 주인공은 국어 1학기 실감나게 말하기 단원에서 다수의 칭찬 기록을 보유한 분이라, 목소리를 무수히 변조해 가며 독보적인 상황극 솜씨를 뽐내심.


이 집은 차가 두 대, 자전거도 두 대. 
독뱀과 독거미를 길러 내다파는 상인들이 사는 곳이라고.

다들 두 개 마을로 나뉘어 서로서로 접근 불가 운운하며 놀고 있길래. 
마을 중간에 공용 화장실을 건설해 주겠고마고 하자 모두 쌍수를 들고 환영.
끝내 완공은 못했지만 변기만큼은 아주 인기몰이 제대로 했음.
대머리 아저씨 응가하시는 중이요~!


두 번째 잔치 활동은 요리 만들기. 감자칼 체험 중.
이쁜이가 "안 돼! 칼은 위험해~" 하고 말렸지만 너무도 칼질을 해 보고 싶어하는 1학년들.
결국 이쁜이의 철저한 감독 하에 1학년들은 두 번씩만 감자칼로 오이 껍질 까기 체험을 했다.
"손이 칼 방향에 놓여 있으면 안 돼." 이쁜이 감독 아주 제대로였음.



요리시간의 인기몰이 아이템은 단연 초코시럽. 별 생각 없이 가져왔는데 인기 폭발.
크래커 위에 아낌 없이 들이 붓고..
여하튼, 초코시럽 위에 아몬드와 호박씨와 블루베리를 올려서..초코 카나페 만들기를 했고.

다른 팀은 게살과 참치, 치즈, 오이, 옥수수를 활용한 카나페를 만들었다.

그 와중에 초코시럽 핥아 먹고...=,.= 
...손이랑 팔 씻었으니 괜찮겠지..

결국에는 아몬드와 호박씨에 초코시럽을 들이 부어서 괴식을 만드는 중...


그래도 나름 나중에 고명으로 잘 썼더랬지. 
아이들 아이디어가 좋았던 것이, 초코시럽을 크래커 위에 붓는 것보다 덜 흘러내리고 깔끔한 카나페가 되었다.


아이들이 직접 다른 반 갖다주고 싶다고 다른 반 인원 수 세어서 카나페 제작 중.

이쁜이가 나서서 사진 찍어달라고 한 적은 참 드문데, 그래서인지 표정이 좋다.
꼭 엄마께 카톡으로 보내달라고.



잔치의 마무리는 케이크 절단식.
(클릭하면 동영상으로 이동합니당.)


나름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파티였던 듯?
준비했던 DVD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지만, 대부분 만족하고 돌아갔다. 
10살이 된 첫 날처럼, 앞으로의 1년도 별 탈 없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우리 생글이에게 즐거운 날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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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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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는 자신의 능력있음을 보고 인식해주기를 바라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아이.

둘 다 마찬가지긴 하지만. 그간 M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는 지적이 맞을지도.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면 심하게 토라져서 눈물을 보이는 녀석들인데. M은 솔직하게 관심을 구하는 반면 S는 알아서 다가와주길 바라고, 퉁명스럽게 구는 것으로 관심을 얻으려 한다. 다가가려는 입장에서는 M이 좀 더 다가가기 쉽긴 하다.

S는 사교육을 받고 있지만 가정의 따뜻함을 그리워하고, M은 자신이 잘 못하는 부분에 대해 부끄러워한다. 숙제를 틀려왔는데 따로 불러 언급하니 쑥쓰러워하고 이따가 하라고 항의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서로 숙제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풀면서 선생님이 알려주는 것은 배제하고 짠~하고 완성작만 내놓고 싶어하는. 뭐..누구나 다 그렇지. 자신의 서툰 부분을 내보이는 것은 많은 이들이 괴로워 할 것이다. 틀리고 맞고 보다, 네가 정확히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해도, 다 맞아서 완벽하게 내놓는 상황을 무척 기뻐한다. 수학시간에 문제를 풀다가 알 것 같으면 말하지 않아도 수익까지 풀어버리고. 모르는 것이 나오면 막막해하고.

둘 사이의 미묘한 경쟁심리. 열등감과 유능감 사이를 하루에도 몇 번 씩 오가는 녀석들을 보면 나도 좀 피곤해진다. 이 시기의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는지, 어떤 부분은 노력해도 잘 안 되는지. 끊임없이 보게 되고 좌절하고 유능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롤로코스터를 타는 시기인 듯. 안쓰럽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좀 스무스하고 큰 상처 없이 이루어졌으면 싶다. 인정욕이 강하기 때문에. 이미 충분히 주목받지 못한 탓에 내가 뛰어나지 않으면 대단한 아이가 아니면 원하는 만큼 인정받을 수 없다고 느끼는 아이들이라서. 못 하는 게 있으면 잘 하는 것도 있는 거라고. 느긋해졌으면. 누구보다 더 잘하니 잘났고, 못하면 가치 없는 거고. 이런 서열식 사고에 젖어봤자 어차피 계속 남들보다 뛰어나지 못한 좌절이 기다리고 있고, 관계에 미묘한 금이 가고, 평생이 피곤해지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자신 없던 것을 내 교실 안에서 조금 더 잘하게 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만큼 성장했어. 하고 느끼는 것. 전보다 잘 해. 그리고 좀 서툴더라도. 다시 다듬어서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 집에서 안 된다면 수업시간에 틈틈이 전에 배운 개념을 복습하고. 숙제 조금씩 하고. 자꾸 해 보는 것. 조금 더 나아지는 것. 내년도 수월하게 지낼 수 있게. 안 잊어버리고 내년까지 잘 가면 좋겠다.

---

오늘 M이 "오늘의 저는 새 M이에요. 글씨도 이쁘게 쓰고 또 자세도 바르게 하고 지낼 거예요" 하고 이야기했는데. 아..서툴더라도 발전하고 싶어하는구나. 안 듣는 것 같아도 내 말을 진지하게 듣는구나. 잘하고 싶어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면 항상 그랬다. 다들 잘 하고 싶어했고. 안 돼서 눈물 펑펑 흘리며 엉엉 울고. 지루한 설명에도 집중해서 듣다가..아이들 답게 정신 흐트러져서 딴 짓하다 지들끼리 낄낄대고.ㅎ 뭐. 나도 집중 잘 못한다. 재미 없는 강의시간 낙서가 특기였고 지금도 그러함..

서툰 부분에 대해서는 꾸준히 복습을 유도하고 용기를 주고. 잘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하는만큼 주목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쓸쓸하고 외롭다고 느끼지 않게 우리는 널 계속 생각하고 있고, 넌 우리 일원이고, ..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주고. 열심히 하려는 그 노력과 기여에 대해 알아주고. 고마움을 표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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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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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얼대는 것을 받아주면 떼를 더 쓰게 만드는 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얘기하고 넘어가야.
다만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강압적일 필요는 없잖아. 화를 안 내도 되는 것 아닌가. 타일러도 괜찮은 거 아닌가.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느껴서 삐쳐서 울어버리면. 우는 애를 혼내야할까. 오늘은 상황에 대한 오해로 둘의 의견이 엇갈려서 다투기에 게임 자체를 접어버렸다가. 엉뚱한 오해로 피해입은 쪽 아이가 안쓰러워서 그냥 그 아이하고만 게임을 지속했다. 다른 아이에게는 계속 합류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제스처를 전했다. 결국엔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게임을 함끼 진행했지만. 합류하기까지의 그 짜증을 세게 나무랐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혼낸다고 그 꽁한 감정이 사라지나. 짜증을 내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불편하다는 것을. 답을 꿍얼거리면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계속 이야기했다. 그건 잘못된 행동인가. 내 앞에서는 야. 너 뭐야. 하는 식으로 아이가 기분 나쁘게 해서라도 잡아야. 어수선하지 않게 행동하도록 해야 잘하는 것인가.
다른 선생들은 나를 애 버릇 망치는. 자승자박으로 멍청하게 힘들어하는 선생이라고 여긴다. 때리거나 기분 나쁘기 말해서라도 간보는 애들 잡아야지 애들 포기하는 짓거리라고들. 나는 매일같이 고민한다. 이게 버릇을 망치고 있는 건가. 즐거운 수업을 하고 싶고. 가능하면 대등하게 가고 싶고. 공포는 좀 미뤄두고 나도 잘 하고 있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갖게 해 주고 싶다. 이러면 오만하다고 하겠지. 그건 서류상으로나 써먹어야 하는 말인지도. 표방은 하지만 허접하고. 실패하고 있다고만 하겠지. 나는 성장을 늦추는 사람인가. 이 바닥에서 퇴출되는 게 나을 사람인가. 나는 내 고민이 한낯 이상주의가 아니었으면하고. 타인에게 비난으로 들리지 않았으면 하고. 우와..하고 비아냥 속에 떠받들려지고 싶지도 않으며.. 고민을 공유하면서 배우고 싶다. 근데. 그래. 내가 오만한 거겠지. 배울만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은 확실히 그러하다. 무서움으로 통제하는 것. 날카로운 말로 응석을 잘라버리는 것. 거기 대해 공포가 있고 거부감이 든다. 분명 맥락이 있고 감정적인 훈육은 아니겠지만. 그래서 연차가 많은 분들의 상냥함에 온전히 기대지 못한다. 조진다. 잡는다. 괴롭혀서 기를 죽인다. 우위에 선다. 서열을 확실히 한다..
내가 거북스러워 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방식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아하며 되려 열심히 써대는 것을 보면. 위악적이라는 느낌. 그런 사람과 교류해서 내가 배우는 것이 있을까. 실컷 감정적으로 하소연하고는 아무런 해결책도 모색하지 않는 것은. 그냥 난 감정의 쓰레기통이 아니고 뭔지. 나 역시 그에게 비슷한 사람이겠지. 막 대한다고 느꼈을 수 있고. 이상론만 이야기하는 동료. 비난받거나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겠지. 그냥 안 맞는 거고. 외로움에 의해 매여 있을 뿐인 허울 좋은 동료.

지금보니 나도 답정너네. 내게 좋아보이는 말만 읽고. 내 코드에 맞는 글만 찾고. 타인의 현실적인 교실을 거북스러워 하고. 이래서는 계속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저주 아닌 저주가 진실이 되겠지. 더 나은 방법을 같이 찾으면 안 되나? 그럴 여유들이 없지. 그들도 노력하고 있지만 나는 계속 충분하지 못하다고 여기겠지. 쓸데없는 완벽주의. 결국 모두와 멀어질 뿐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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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지 않는 사람과 깊은 유대관계를 가질 필요는 없다. 는 생각도 든다. 그저 적절히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존중을 바탕으로 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은 베프에게나. 혹은 지면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직장은 직장일 뿐. 적당한 윤활유 정도의 친분. 하지만 그 이상의 기대를 하게 되는 건가. 무리하게 된다.

거리유지가 버거운 나날. 신경증이 올라올 만한 환경이다. 세상에 대해 열려 있으려 하면 할 수록 미쳐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부당함과 불만과 불안이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고.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공감지수가 올라가지만 정작 토로하는 대개의 인간들은 어떤 변화도 기대하지 않는다. 적정 거리를 유지하려는데 원치 않는 다른 기대와 시각이 끼어들어온다.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 가는 느낌. 쓸 데 없이 날카로워져서 속과 주변을 찌르고 다니고 있다. 항상 그런 나를 보고 있고.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제어를 잘 못하고 있고. 
다들 그냥 무감정한 부품처럼 사는 것도 괜찮잖아. 감정 따위 쓸모없고 필요없는데. 그렇게 안 생겨먹었으니. 다시 잘 구슬려서. 잘못된 처신에 대한 불편한 시각은 감내하고. 다시 스스로를 감당하고. 잘 지내봐야지. 그래도 온전하게 상냥함을 발휘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도를 닦아나가는 느낌이 든다. 열심히 도 닦으면 나도 고에서 벗어나 해탈할 수 있을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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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위해 기록을 하라고 하던가. 그를 위해 시작한 블로그였기도 하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을 피해 홀로 있을 공간을 만든 거기도 했고. 나의 대나무숲이었던 블로그인데. 떠난 지 오래되었다. 한동안 열심히 적었던 블로그 글들이 뿜는 괴로움과 냉함에 질려서 돌아올 생각이 나지 않았던가보다. 휴면계정으로 있던 블로그를 다시 열어보았다.


작년의 괴로운 상황에 비해 올해는 많이 상황이 바뀌었나?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 와서 생 초짜 신규들이 맡아야 했던 묵중한 업무들을 많이 맡아주었고. 그들에게 한편 의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다. 

나와 함께 힘들었던 5학년 아이들은 이제 키가 훤칠하게 크고 과묵한 6학년들이 되었고, 그 아이들을 맡은 선생님은 힘의 논리로 교실을 지배하고 있다. 년초 한동안은 어려운 아이들을 맡아서 고생하는 그에게 죄송스러웠고, 또 중반부쯤에는 아이들을 어떻게 조져서 말을 듣게 만들었고, 어떻게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지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그의 행동과..그것이 진국이라고 평하던 말들에 거부감을 느끼고 작년의 내 고민들에 대해 공허감을 느끼고는 '결국 이 모든 고민이 헛것이었던가, 나는 실은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하는 데 그치고, 그저 위선을 떠는 것인가'하는 생각에 잠을 못 이루곤 했다. 지금은...여전히 폭력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그 나름대로 노력하는 교사라는 것은 이해한다. 수년 간 쌓여 온 부진을 뿌리뽑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작년에 아이들을 남겨서 나도 나름 애썼지만 부진을 완벽하게 뽑겠다는 각오에서였다기 보다는. 매일 신경전 벌이던 아이들과 그냥 함께 평온하고 부드러운 시간을 공유하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다. 나쁜 전임이라고 생각할지도. 어쩔 수 없다.


관사와 현장체험학습과 치적. 그에 얽힌 갈등은 여전하다. 교사들이 마음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관대한 민주적인 분위기는 전연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새로 온 사람들 역시 윗분들의 연을 타고 온 사람들이어서. 나의 불만을 날것으로 포장하지 않고 전하는 것은 아닌가 두려운 마음에 경계를 풀지 못하겠다. 더군다나...교사들이 갑갑해하는 진짜 문제들은 어차피 풀리지 않을 것이란 체념이 흐르는 분위기다. 불만 토로는 크게 의미가 없다.


아이들은. 3학년이다. 두 아이 모두 사랑스럽다. 다만. 아직 어른이 덜 됐다. 나는.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면 학급을 말아먹는다는 글을 읽었는데. 조금은 그런 삘이다. 다만. 군대용어로 각 잡힌 학급을 만들겠다는 마음은 내게 그닥 없기 때문에..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질서의 측면에선. 그리고 학습의 효과 측면에선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공동체생활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으려면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그리고..어디까지 무엇을 위해 권위를 세워야 하는가. 

그것이 나의 고민이고. 한동안은 주위에 휘둘리게 될 전망이다.

솔직히 어른에게 예의차리기, 어른의 권위 인정하기...는 그닥 강조하고 싶지 않다. 어디서 감히..는 내려놓고 싶다. 부당한 어른이라면 맞서기도 해야 한다. 자기 소리를 낼 줄 아는 꼬맹이들이 됐으면 한다. 작년 C에게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징그럽게 괴로웠지만. 녀석도 괴로웠겠지만. 그 때 내겐 능숙한 타협기술과 조율이 더 필요했다. 

나는 포용력이 넓은 인간이다. 그리고 학교에 안 맞는 인간인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어느정도는 외부인의 시각으로 살고 있다. 각 잡힌 규율 싫어하고. 자율을 이야기하고 싶고. 근데 나 역시도 그런 민주적인 상황에 놓여 본 적이 별로 없어서 방관으로 흐르는 것은 아닌지, 어디까지 선을 긋고 단호해져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단호함 이상으로 상처를 주는 것을 피하게 되는지에 대한 혼란이 있다. 


아직은...나는 허용할 수 있는 범위라고 생각한다. 

더 들어주고. 다만 경청하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이 짧은 주의력을 끌어모아 열심히 경청해주는 가운데서 좀 짤막하고 핵심을 뚫는 체계적인 안내방식이 되도록 가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집중하라고 하면서 중언부언하는 그런 면을 못 버렸다. 그리고 스스로 공부한 내용의 썰을 푸는 버릇도. 애들은 대학생이 아닌데.


애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리고 뭐..여전히 애들은 어렵다. 나 자신도 어렵고.

어깨 힘이 많이 빠졌고. 번 아웃의 여파는 길다. 생각은 많은데 실천은 잘 못하는 느낌? 


내년이 되면..프로젝트 학습을 좀 더 공부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수업내용 정리하고 복습시키는 기법에 대해서도. 그리고..아이들 스스로 조사하고 생각하게끔 북돋우는 기술에 대해서도. 부진 탓이라고는 하지만, 난 아직 아이들의 지적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해오라고 맡기면 못 할 거라는 의심이 있고, 부족한 결과물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 


전적으로 따라하고 싶은 멘토를 만나면 좋겠다. 교육철학을 공유하고, 한 발짝씩 같이 따라가보고 싶은 그런 멘토. 너무 의존적인가. 속내를 다 까발려볼 수 있을만한 친구가 더 생겼으면 좋겠고. 아직은 그런 사람을 못 찾은 듯. 내가 그런 인간이 되는 게 먼저가 되어야 될 것 같다. 그러려면 좀 더 체계를 다잡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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