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성

일지/일지 2017 2017. 2. 20. 04:27

밤 시간이 참 좋다. 조용하고. 집중하기 좋은 시간.

그렇다고 해서 지금 뭔가 건실한 일을 하고 있진 않지만서도.

걱정이 늘어지기도 좋은 시간대긴 하지.


쨌든. 일단은 자고 아침이면 학교에 가야 하는데. 왜케 자기가 싫을까.


2학년을 맡을 것이 확실시 되면서 걱정만 늘어지고 있다. 

예전에 기초학력모임에서 받은 자료들을 좀 파악해두고. 한글해득이 안 되어 있을 것에 대비해서 어떻게 한글교육과 맞춤법 교육을 할지 인디를 좀 뒤져보고. 교육과정 수정 관련해서 자료를 좀 찾고. 그밖에 저학년 생활지도에 대한 글들을 좀 읽었다. 여전히 자신이 넘쳐나진 않지만. 올해는 나보다 경력 많은 다른 샘들과 이야기하면서 얻을 것들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수업에 대한 정보. 자료들. 그게 가장 절실하고.. 생활지도에 대해서는 이견들이 있고 크게 좁혀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 다져나갈 필요가-달리 말하면 부지런하게 일관성과 체계를 다듬을 필요가 있을 뿐. 게릉벵이라서. 그래서 문제임. 항상.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지만. 애당초 내가 배척하는 부분도 있고. 이런 내가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곤 하지만. 생각에서 더 나아가 꼬인 부분을 풀어내는 것도 내 몫이다. 좀 더 솔직해지고. 덜 경계하고. 덜 질투하고. 먼저 다가가고.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재미있고 즐겁고 따뜻한 마음으로 지내고 싶다. 충실하다는 느낌으로. 충분히 노력했다는 느낌으로.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으면 족하다. 그러려면 교류가 필요하다.


꼼꼼한 2학년 샘이 많은 것들을 물려주고 가신다. 업무 면에서.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직 전반적인 흐름 파악도 덜 되어 있지만서도. 나는 후임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난 2학년 샘처럼 체계적으로 이것저것 잘 챙기지는 못했다. 정리도 젬병임..그래도 나름대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문서로 남겼고, 성격상 모른다고 찾아오면 해줘버릴지도 모르지...-_-; 도움은 충분히 줄 생각이다. 


새로 오는 사람에 대한 기대가 있다. 기왕이면 잘 지내고 싶다. 그리고 올해는 뒷담을 좀 덜하고 싶다. 스스로에 대한 불만을 타인에 대한 불만처럼 표출하는 버릇이 있는 듯. 내가 그렇게 느끼지도 않으면서 타인의 말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버릇도 고쳐야 한다. 그건 친밀함이 아니고 스스로의 평판을 깎는 짓이고. 듣는 이나 대상이나 모두를 깎아내리는 짓이고. 상처주는 짓이고... 조용히 살자. 좀. 평안하게. 나도 내가 피곤하다. 


책 읽고 바쁘게 지내고 싶었는데 봄방학은 참 게으르게 보냈다. 강제로 카페 가서 책 읽어야 될라나보다. 방과후 업무를 할만하다고 느끼면. 이제부터는 걍 항상 어디든 가서 교재연구랑 독서를 해야겠다. 스스로를 채우지 않으면...계속 조바심이 난 채로 지내게 될 거다. 피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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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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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 연수를 받기로 했다. 신헉기 준비 연수.
방학동안 학급경영에 대한 틀도 다지고.
핵심 프로젝트나 단원별 지도 계획 흐름을 미리 몇몇 사항으로 세워두고 싶다. 함께 의견 나눌만한 소인수학급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어차피 홀로서기인듯. 연수라도 부지런히 다녀야겠음.

1월 67일에 실천교육교사모임 총회가고. 2월 23.24 때 전북교육연수원 가서 신학기 연수 받고.
1월 되기 전 베트남 여행 다녀오고.
의도한 건 아니지만 베트남에 대한 이해를 높여서 S와 교감을 조금 더 다지면 좋을 듯. 여행다녀온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은 느끼지 않도록 해 주고 싶다. 베트남 관련 일화나 문화 얘기. 동화책 등을 좀 알 수 있음 좋겠다.

다만 이것들이 아이가 그나마 사정 좋은 시설에서 살아가는 것을 스스로 그만두게끔 마음먹는 데 영향을 주는 것인지. 그것이 자아정체감에 대해 혹시라도 어떤 악영향을 미치게 될지. 잘 모르겠어서 좀 걱정이 된다. 스스로 베트남에 대해 인식하는 것. 다문화가정 아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 그게 이런 시점의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르겠고 좀 걱정된다. 다얀성을 인정하고 스스로 가진 특성에 대해 자랑스러워 할 줄 아는 사회라면 좋겠지만. 아직은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니까. 상처받지 않길 바라고. 상처받아도 일어설 수 있길 바란다. 스스로 가진 가치를 훼손받는 경우는 앞으로 무수히 많을 것이다. 공부 못한다고.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류가 아니라고. 가난하다고. 정신적으로 너덜너덜해지며 살아가겠지. 공부잘하고 유순했던 나로서도 학교와 사회는 상처받기 좋은 공간이었다. 스스로 왜곡된 길을 걷기도 참 쉬운 세상에서. 견딜만큼 강한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행복하고 좋은. 따뜻한 기억. 즐거운 기억. 유쾌한 기억. 유능감을 느끼고. 성장한 기억. 사랑받은 기억. 소중하게 대해진 기억. 거기 내가 조금 일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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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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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왔다. 첫눈.
1교시에 책을 읽기 전에 미리 할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위해 도서관에 갔다. 추우니까 교실에서 하면 안 돼요? 하는 애들을 8단원 내용과 관련있어서 하는 거라면서 설득해서 데리고 가서는 바닥난방을 틀고. 히터를 틀고. 작은 칠판에 여러분은 책 고를 때 보통 어떻게 하는지 이야기 나눴다. 주저주저 하고 딴 짓하고하는 애들 입 열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요즘은 내 마음을 읽어주려는. 혹은 빨리 진도를 나가고 선생님과 데이트 나가고 싶어하는 아이들이어서 어떻게 얘기들이 나왔다. 제목. 그림보기. 그림 대충 훑어보기. 등.
그 전략에 맞춰서 책을 골라오라고 하고. 왜 그 책들을 골랐는지 이야기해보고. 함께 책을 읽다왔다. 생각보다 책을 고른 이유가 교과 목표와 부합해서 조금 놀랐다.(지난 번에 읽은 사라, 버스를 타다와 비슷한 내용이려나 싶어 컬러풀월드를 골랐다, 지난 번 읽은 책과 비슷한 '싫어' 시리즈를 들고 와서는 비슷한 내용일까 싶어 골랐다, 는 M. 그림을 훑어보았더니 재밌어보여서 골랐다, 앞으로의 진행이 궁금해서 골랐다는 S. ) 이미 애들은 책 읽기 전에 할 만한 일들을 체득하고 있었다. 굳이 적확한 언어로 이것들을 짚고 외우고 할 필요가 있나 싶긴 했지만 아이들이 평소 간과하는 책 뒤 소개글이나 차례에 대한 이야기들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도서관 레고로 몇 십분 놀다가 동아리 활동을 위해 헤어졌다. 레고를 굴리는 와중 M이 눈싸움을 하려면 장갑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기에 집에 나도는 스키장갑을 주마고 했다. 근데 아이가 상당히 기대하는 눈치다. 약속에 사인에 복사까지. 하지만 사 주는 건 존심상하는지 주려는 장갑 색이 어떠하냐고 물어보더라. 그냥 좀 짠했다. 그 집 아이들은 장갑 다 가지고 있을까 싶고. 내가 주기로 한 호의를 보고 S가 마음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S에게 상냥함을 잘 보이지 않는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가.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1.2.3. 매직. 읽고 있다. 철저하게 카운팅하는 기법.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화내지 않고 휘둘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문제행동에 대한 무관심과 카운팅으로 일관하는 프로그램인데. 일리 있다 싶으면서도 조금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너무 건조한 느낌으로 보이진 않을까. 그러나 문제행동에 대한 대처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으니 적절히 써먹어야겠다고도 느낌.

아무래도 잘 따라와주는 아이에게 좀 더 관심이 가서. 초반에 떼쓰고 무례하게 구는 것들을 무관심으로 (그래봤자 소용없다. 가 잘 전해지는 방식으로)로 일축하고 훈육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리지르고. 억지로 일축해버리지 않고 그저 카운팅. 혹은 미리 정한 대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

선생님들 사이에 골이 있다. 2학년 선생님과 젊은 샘들의 간극. 모든 선생님과 나와의 간극. 56학년 샘들과 나머지 샘들의 간극. 5학년과 나와의 간극. 서로를 경계하고 불신하는 미묘한 간극. 내 성격과 자격지심 탓이기도 하고. 점수가 얽혀있기도 하고. 그냥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피곤한 관계지 싶다. 어렵다.
오늘 동아리 활동 중 일어난 즉석 회의에 대해 굳이 2학년 샘이 물어오셨더라. 왜 모였던 거냐고. 혹시 자신을 의도적으로 배재하려 한 건 아닌지 고민하셨는지도 모르겠다 싶어 안쓰럽달까...모르겠다. 그분이 생각하는만큼 나도 거기 잘 섞이지 못하고 있건만. 나만은 그분과 좀 가깝다고 느끼신지도 모르겠고. 어유..나는 걍 모두가 불편함..심지어 나 자신도 불편하고. 요즘 울증스러운 듯. 건들면 이유없이 울 것 같음. 심리상담을 받을까 다시 생각중이다.

공부모임이 절실한데 마음 맞는 사람이 주변에 없다. 공부를 해도 이게 맞는 길인지 종종 회의가 든다. 방향은 맞는 것 같은데 정작 현실에 적용할만한지도 의문이 들고.
학급긍정훈육모임은 생길까? 나를 불러줄까? 이런 생각도 들고.

이해타산적으로 접근하는 동료에게 너무 스스로의 어둠을 오픈하는 게 아닌가 요즘 고민이 든다. 너무 자신과 타인을 막대하는 것 같다. 아무 것도 아닌데 너무 생각과 고민과 어둠이 많다. 음..결국 울증이다.

수업공가 해야하는데.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 일상수업을 공개하는 게 좀 부담스러운 느낌. 결국 망설이며 시간만 보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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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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