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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i네 방문.

일지/일지 2015 2015. 11. 8. 19:06

설거지 조금. 정리 조금 해주고. 밥이랑 간식이랑 좀 얻어먹고. 퇴마록을 연상시키는 검은사제 보고. 강동원은 남녀를 불문하고 봐도 어여쁜 피사체인 건 맞는 듯. 몰약 향 뿌리며 노래부르는 모습이 화보더구만. 

느즈막히 고속터미널로 어슬렁어슬렁 같이 걸어다니다 김선생 김밥을 먹고. 반디앤루니스에서 품절된 삼체 대신 정소연 단편선을 사들고 돌아가는 길이다. 

12월 12일에 있을 롤링홀의 미야비 콘서트를 기약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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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일지/일지 2015 2015. 11. 1. 19:52

ㅁ. 아부지가 자꾸 가족그룹 카톡에다 글을 올리는데 죄다 '나 심심해. 심심해서 시덥잖은 거 함' 삘이다. 자꾸만 걍 나가버리고 싶은 충동이 인다.. 미술치료연수 때 배운 얘기로는, 이런 게 투사랜다. 미성숙한 처우. 내 안에 아부지랑 비슷하게 찐따인 부분이 있어서 그가 그렇게 싫어지는 그런 거라더라. 나도 잘 알고 있던 바다.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인격적으로 미숙하고 타인에게 의존적이면서 자신에게 관대하고 싶어하는. 아부지에게 요즘은 말도 안 하고 얼굴도 마주하기 싫다. 걱정해주고 염려해주는 말이 죄다 노후를 의지하려는 자의 의도로만 읽힌다. 중중이다.. 할아버지가 그렇게 싫더니 이젠 아부지가 싫다. 생리적이랄 정도로 즉각적인 혐오감이 든다...


ㅁ. 과학품의를 올렸더니 지역장터에서 사라고 퇴짜먹었다. 지역경기를 살리자는 취지. 근데 난 이 지역 어디에 과학사가 있는지 아는 바가 없다.. 인터넷 검색해도 안 뜬다.. 2순위로는 학교장터에서 검색해서 사라는데, 그럼 전북지역만 딱 골라서 사야 한다는건가? 인터넷에서 들렀던 사이트는 이미 학교장터에 소속되어 있는 과학사인데. 서울소재다. ...낼 교감님께 고창지역 과학사 아시냐고 함 여쭤보고. 예전에 학교에 들렀던 과학사 아저씨가 주고 갔던 팜플렛 책 어디있나 찾아보고. 퇴짜맞았던 목록 다시 뽑아가지고 대조해봐야겠다..


ㅁ. ... ... 수업을 짜려고 보니 진도가 너무 늦어서 우울하다. 진도 많이 못 뺄 것 같아 우울하다. 나는 내가 싫다. 연수들으러 가서도 우울에 무기력을 흩뿌리고 다니는 통에 악명만 드높이게 생겼다. 미술치료...제길. 내가 치료받아야 되겠다... 아무에게도 속내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속내를 까발리려고 든다. 이래서는 아무도 내 주변에 못 둘거다.


ㅁ. 마션. 재밌었다. 근데 책보다 생략된 부분이 많더라.


ㅁ. 수업...생활지도....모두 엉망이다. 나는 래포 쌓기에 실패했고 호구로 전락했다. 아무도 내 의견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에게 의미없는 협박이나 해댈 뿐이다. 부모에게 전화한다, 사진 찍거나 녹음하겠다. 그래놓고서 하나도 보내지 않는다. 모든 것이 내 잘못 같고 그냥 나 자신만을 저주할 뿐이다. 상냥하게 굴어도. 보상을 내걸어도.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나는 그럴만한 자격이 없나보다. 너무 부족해서. 때리지 않는다고 해도 말로 때리는 것 역시 폭력이라던가. 그 말이 맞다. 나는 전혀 상냥하지도 않고 마음을 어루만지지도 못하며 수업이 충실하지도 못하다. 비루하게 무능한 모습으로 남아있느니 뭐하러 사는지. 정말 우울한 기분이 들 때는 그냥 죽어버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우울하고 힘들 뿐이다.


학교가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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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함.

일지/일지 2015 2015. 10. 18. 20:17

바로 할 일들이 있는데 자꾸 책을 보고. 헤닝만켈 소설을 하나 사겠다고 기웃거리고. 쇼핑몰에서 뭘 사겠다고 클릭질을 하고. 카톡을 보고. 한다.

there there을 틀었다. 왠지 딱 지금 기분이랑 맞는 가락같다.

마음이 허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학교와 관련된 일은.

사람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의존적으로 굴려고 하는 나를 본다. 타인이 나를 싫어할 것을 가정하고 어떻게든 그렇게 만들려고 발악을 하는 것 같다. 아니면. 동정표를 사든가. 

교원상처치유 프로그램 공문에 나온 정신의학과 정보를 주욱 훑어보기를 몇 번, 그만두었다.

몇 달 책이나 읽으면서 쉬었으면 좋겠다.

세 달만 지나면 되는데. 

사람들에게 친절해지고 싶다가도. 상냥해지고 싶다가도. 과한 짓을 하는구나 싶고. 귀찮아지기도 하고. 내 호의의 무게에 대해서 따지는 것이 거추장스럽기도 하고. 복잡한 기분이 된다.

그냥 익명의 삶을 살고 싶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게으르고 적당히 막나가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학교에서 벽화를 그리는 아저씨가 요즘 좀 부럽다. 물론 생계를 위해 나름 바쁘시겠지만. 그림으로 먹고 사는 것이 결코 쉽지 않고. 나름의 책임감도 묵직할 테지만. 누군가와 피상적으로 얽히고 끝나는 관계를 원한다. 혼자 일하고 싶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충고와 조언을 많이 들었지만. 그들이 내가 하는 꼬라지를 보면 적나라하게 짚어주자니 예의를 차릴 수 없어서 였을지 몰라도..갑갑하게 느껴질 것이다. 저건 아닌데..싶을거고. 내가 왜 그렇게까지 관여해야해 싶을거고. 선을 찾기가 버겁다. 무기력해지는 게 싫다. 부정적인 감정에 중독되어 지내는 기분이다. 싫지만. 벗어날 수 없다고 여긴다. 

..책이나 더 읽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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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

일지/일지 2015 2015. 9. 26. 13:50
생일 맞은 아이들을 위해 3월 산 것과 같은 초코케잌을 사고. 과자를 한 봉지 씩 나누어 주고.

어제 이후로 비슷하게 말을 안 듣는 아이들을 어르고 소리지르고 째리고 하면서 수업을 대충 진행하고-지네가 알아먹든 말든, 더 이상 쉽게 가르치는 건 잘 못하겠다, 내가 너무 어렵게만 설명하게 되나본데...뭘 어째야 더 쉬워지는지 나도 잘 못하겠다. 

C가 적어낸 각서에 대해 언제 한 번 모두의 의견과 이의를 반영하고, 서명을 받고. 각서를 어겼을 때의 규칙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겠다. 지키지 않는 각서는 의미가 없으니. 다만 벌칙이 너무 배타적이고 처벌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방향을 어떻게 끌어낼지 잘 모르겠다. 학습지 풀이를 시킬까..

C와 J와 H와 G를 남겨 수학과 영어를 조금 가르치고. 숙제를 내 주고. 리코더 연습을 봐 주고. 아이스크림을 약속대로 사서 하나씩 물려주고. 어둠 내린 잔디밭에서 그네를 타다가 달리기 경주를 하고. 철봉에 앉아보려 버둥거리는 J를 보며 낄낄거리고. 옷을 잊어버린 C를 기다려주고. 왁자지껄하게 낄낄거리는 꼬맹이들을 차에 태워 데려다 주고. 시시콜콜한 집안 이야기를 들으며 맞장구 쳐 주고. 바이바이 하고.

뭐..나쁘지 않았다. 아마도 끝까지 나는 만만하기만 한 어른 아닌 어른이겠지.

그래도 이런 기억들이 어떻게든 훈훈하게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 

이런 나에게 불만을 가지게도 되겠고. 소란하고 통제되지 않는 교실이란 게 학력 면에서는 아무래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걸 타계해보려고 애를 썼지만. 더 이상 뭘 어떻게는 못 할 것 같고.. 나는 매일 이 정도의 훈훈함이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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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일지/일지 2015 2015. 9. 23. 16:30
말 그대로 조울증같은 하루였다.

아침 미술 1교시에 강당으로 옮겨가 리코더 연습을 대신 하다, 2교시에 1,2학년 체육에 밀려 피아노실로 옮겨 계속 연습을 했더랬다. 리코더에 고인 타액을 뺀다고 휴지를 떼어다 쓰는 것 까지 보고, 피아노실로 옮기기 전에 치우라고 하였더니 자기가 사용한 것들은 다 버렸다고, 가장 늦게 나온 아이들도 다 버렸다고 하기에 다시 강당으로 불러들여 청소를 시킬까 하다가 그냥 아이들 말을 믿기로 했다. 피아노실에서 안되는 아이들 얼러가며 연습을 하고 있는데, 대뜸 체육선생님께서 오셔서 나더러 밖에 나가 있으라시더니만 소리지르며 혼을 내셨다. 이유인즉 휴지를 제대로 치우지 않았다는 것. 

아이들 나름대로 강당을 치우고 왔다지만 이리저리 뒹굴며 흝어진 휴지를 미처 못 줍고 왔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아이들의 허점을 채우는 건 내 몫이다. 

체육 선생님 입장에서는 항상 내가 못미더우실 것이다. 생활지도도, 수업도 항상 엉망진창이라서 전교생 행사 때마다 두드러지게 소란하고, 교무실과 교장실까지 고함 소리가 들리게 만들고 있으니. 이해한다고 하시면서도 화딱지 나시겠지.

그 분이 매번 마구 화를 내시는 것은 아니다. 평소 칭찬을 무척 강조하시고, 아이들 입장에서 놀이교육을 하려고 애쓰시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잘 교정되지 않는 잘못한 부분은 큰 소리로 따끔하게 혼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기실 것이다...

아이들이 막 혼나고 분위기가 싸해져 있는데 밖에 서서 그 소리를 들으면서 내가 막 혼나는 기분이었다. 책임자로서 아주 개떡같다고, 너는 뭐하고 있냐고 야단맞는 기분이었다. 그런 의도도 있으셨을 것이다. 정신 좀 차리라고. 너는 좀 더 꼼꼼해야 하는 사람 아니냐고.

그리고 교실은 뒤집어졌다. 

C는 아주 화가 많이 났다. 야단치는 방식이 조금이라도 폭력적이다 싶으면 거기 민감하게 반응해서 폭발해버리는 아이다. 꾹꾹 눌러담고 속에 간직하고 있다가 만만한 담임에게 모조리 쏟아낸다. 욕이란 욕은 다 튀어나오고, 제재하면 뭐 어쩌라고? 가 튀어나온다. 그러고도 화를 주체하지 못하면 주변의 물건을 던지고 거슬리는 인물들을 팬다.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가 된다고 해도, 상처를 봉합할 줄을 모른다. 아예 학예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타일러도 듣지 않았다. 

나도 네 맘 이해 못하는 것 아니다. 나도 어릴 때 학예회 싫어했었다. 하지만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연습 열심히 했으니 아깝지 않느냐, 마음 다 잡고 다시 해 보자. 여러 번 읊었지만 듣지 않았다. 어쩌면 접근 방식이 틀렸는지도 모른다. 아이는 그냥 화나서 내가 이걸 왜 해? 하는 기분에 다 내팽개치고 싶은 기분에 잠시 잠겨있는 것 뿐인데 아이의 감정적인 말에 일일이 논리를 달고 있었으니 먹힐 리가 없다. 학예회를 그만두겠다, 뭣하러 하냐, 우리가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는 녀석의 강짜는 여자아이들 틈으로 확 불길 일듯 번졌다. 

차라리 우리 반도 기분이 나쁠 때 안을 수 있는 곰인형이 하나 있었더라면 불필요한 궤변따위로 머리 아플 일 없이 조용히 끝났을 수도 있다.

M도 M도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아한다. C가 나를 대하는 태도에 똑같이 응해온다. C는 그네들의 세상에서 얼마 안 되는, 친구 삼고 싶을만한 명민한 아이이기 때문에.

다음 3,4교시는 엉망이 되었다. 아무리 설득하고 타일러도 소용없었고, 여자아이 둘은 교감선생님께 내려가 떼를 쓰기까지 했다. 교감선생님께 죄송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보고 있기도 버거워서 올라와버렸다. 


수업시간 내내 딴짓을 하고 있기에 잔소리를 하다가 하다가 나도 화가 나서 야단을 치다가 치다가 동영상을 찍니, 부모님께 문자를 보내니, 온갖 협박을 하게 되더라. 당연히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교권침해대응처에 보낸다느니, 모두의 앞에서 당당하게 행동하라느니..별 말도 안 되는 협박들을 했었고. 당연히 아이들은 반감을 가지고 싫어했고 더 뒤틀리게 나왔다.

선생님은 우리를 싫어하니까, 말은 싫지 않다고 하지만 죽이고 싶고, 보기 싫어 미치겠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 아니냐며 막 쏟아내기에 내가 너희를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너희 행동이 나를 상처입히고 있는 거라고 대답했다. 계속 대거리를 하니까 속내가 확 튀어올라왔다. 네가 미운 게 아니라 내가 밉다. 너는 내 마음을 전혀 받아들여주지 않는다. 너희 버릇을 나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 내가 밉다고. 아무리 이해하려고 하고 마음을 전하려 노력해도 내 노력은 아무 쓸모도 없는 것 같아서 비참하다고. 내가 그렇게 싫고 받아들이기 힘들겠거든,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교육청에 민원이라도 넣으라고 쏟아내며 울어버렸다.

..그건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나보다. 

점심시간에 아이들은 얌전히 리코더 연습을 하러 갔다. 

나는 점심 내내 교실에 처박혀서 울다가 아이들 무용시간이 반쯤 지나서야 겨우 참관하러 들어갔는데 애들을 보니까 또 눈물이 났다. 도저히 자리를 지키기 힘들어서 6학년 선생님에게 미안하다 하고 나와버렸다. 

6학년 선생님도 부실한 5학년 담임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허비하고 있다. 나 대신 애들 잡겠다고 열심이시고..나 대신 리코더 연습 시키시고. 나 대신 애들 필요한 거 공지해주시고.

그런데 내가 너무 물러서 잡아놓으면 애들은 또 내 앞에서 왕창 쏟아놓고 풀어져버린다.

..울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주성이가 쓴 쪽지가 배와 함께 남겨져 있었다. 나중에 드세요, 라는. 양샘이 주고 간 물컵도 보이고. 

아이들도 고생이다. 서투른 담임 때문에 수업도 재미없고. 잔소리 폭탄에 맞아가며 버티고. 그러면서도 내가 힘들어하면 이런 식으로 날 배려해주는 것이 느껴진다. 정말 미안하고 고마웠다. 성악설은 사실이 아니다. 아이들도 나름대로 힘든 것이다. 나름대로의 부진 때문에 힘들고, 어렵고, 그런데도 내 말을 들으려고 노력 한다. 노력하다가 의미없다고 느껴지니 억누르지 않는 내 앞에서는 걍 놀아버리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구는 것이 독이 되리란 것은 아는데. 그래도 어찌어찌 진심이 전해진 모양이었다. 아니면 걍 내가 불쌍했든가. C의 제재 하에 영어시간은 조용히 흘러갔고, 15분만에 마쳤다.

아이들과 신규 기사 선생님이 주신 샌드위치를 나누어 먹고, 작별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헤어지려는 와중에 M이 먼저 포옹을 제안해왔다. M과도 했다. C와 포옹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네 덕분에 내가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것이 어디까지 진심으로 전해졌을지는 모른다.

내가 볼 때도 나는 좀 피곤한 사람이다. 매력적이지 않다. 아이들 입장에서도 좋아하기 어려울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포옹한다고 해 보았자 달갑지 않은 마음도 이해한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정말 여러 발자국 물러서 주었다. 


...나는. 좀 무섭다. 이제 아이들이 조금 내 마음을 헤아려주었는데. 아이들은 아이들이므로 다시 제멋대로 굴고 싶어할 것이다. 이후에도 얌전하게 내 말에 마냥 응해오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관계를 쌓아가기 시작하는데, 내가 거기 부응하지 못할 것이 두렵다. 아이들을 다시 실망시키게 되는 수순이 다시 올까 두렵다. 

언젠가부터 좌절이 당연해진 것 같다. 아이들은 내 말을 안 듣고. 나는 꾸역꾸역 하루를 버팅기는 데에 익숙해져서. 다시 아이들이 실망할 지루한 수업이 되고. 나는 혼내고. 짜증나는 선생님이 되어 있을까 겁이 난다. 부담스럽고. 어렵다..

고맙고 미안하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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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

일지/일지 2015 2015. 9. 22. 00:00

C를 둘러싼 두 M들의 쟁탈전. 서로 그렇게까지 마음에 들어하지는 않지만 함께 어울리기엔 그나마 수준이 맞는 좋은 상대라는 이유에서 아이들은 C를 중심으로 돈다. 그리고 C와 어울리기 위해 서로를 배척한다. 그러다 오늘은 M 싫어! 하고 배격질을 해대는 C패거리 탓에 M이 우는 사건이 벌어졌다. 

8년 가까이 함께했지만 아이들 사이에는 그다지 친근함이 없다. 사귈만한 사람이 없어서 차선을 택하고. 밀려나서 외로움을 느끼고. 그러지 않기 위해 친구의 잘못에 동참하고..


아이들 마음에는 외로움과 괴로움이 있다. 윽박지르지 않고 들어주고. 헤아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럴수록 버릇없어지고. 나에게 막 대하는 것이 상처가 된다. 그래서 냉랭하게 대하게 된다. 격려해주지 않고. 칭찬해주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장 조용해져서 수업에 집중하게 만들려 하는데. 조용해지기는 하지만 정작 수업을 듣지는 않는다. 규칙. 규칙제정. 휘둘리지 않고 법을 제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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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7

일지/일지 2015 2015. 9. 17. 23:06

J는 평소 눈물이 많은 아이다. 수업시간에 초콜릿을 소재로 영어발문을 유도하였다.

Can I~? 표현을 연습하기 위한 것이다. 입을 잘 떼지 못하는 아이에게 연습할 시간을 더 부여하였고 그 뒤 모두가 한 마디 씩 말한 것으로 알고는 넘어갔다. 그런데 녀석에게 다시 발문 기회를 주지 않았던 모양이다. 다른 아이들이 말해줘서 녀석이 우는 이유를 알았지, 고개를 푹 수그리고 울기만 하니 뭔 일인가 싶었다. 

샘이 그러니까 울잖아요! 대꾸하는 아이들에게 좀 기분이 상했고. 이유를 물으러 접근한 나를 불쾌하다는 듯이 무시하고 눈물을 흘리며 연필을 집어던지는 녀석에게 속이 상했다. 따로 불러서.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대화를 하라고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왜 우는지 이유부터 차근차근 물어볼 참이었고, 들을 준비를 했지만. 아이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내가 건넨 휴지를 찢으며 앉아있었다. 분노의 표현. 화가 났구나. 상한 속을 그렇게 달래고 있구나. 아무 말이 없다. 그러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 앞에서 연필을 던지고 등을 돌릴 정도로, 그 건에 대해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토라져 앉아있을 정도로 이게.. 내가 그렇게 잘못한 일인가? 내 사과를 받아주지 않고 내 물음에 침묵하고 휴지만 찢고 앉아 있을 정도로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아무리 기다려도 답이 없기에 그냥 내가 말을 시작했다.

네가 내게 선생님, 저를 빼놓으셨어요. 한 마디 했더라면 그래? 미안하구나, 하고 답했을 것이고, 기회는 다시 돌아갔을 것이고, 너는 초콜릿을 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선생님이 볼 때 너는 평소 화를 울음으로 터뜨려버리는 경향이 있다-과거의 일을 끄집어 낸 것은 잘못인가? 그런데 이런 경향을 언젠가 짚어주어야 겠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이면서 말을 꺼냈다. 그런 경우 네게 피해를 준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네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돌아서면 그만이다. 아이들이 '또 운다'고 얘기하는 것을 간혹 듣는다. 네 마음을 표현하고 토로해야 사과를 하든지 할 것 아니냐. 네 서운함은 언어로 표현해야 확인할 수 있다..

아이가 한 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되려 나만 주절거린 꼴이 되었다. 나는. 그냥. 상한 기분을 들어주고 싶었고 속을 달래주며 앞으로는 눈물을 참고 자제해보자고 약속하고 싶었는데. 

혹시 기분이 풀리거든 발문을 다시 연습해 보자고 했을 때, 아이가 꺼낸 말은 '싫어요'였다. 

참지 못하고 덧붙이게 됐다. 애당초 너희에게 즐겁게 공부하자는 기회를 주려고 시작한 일인데 실수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내가 그렇게 잘못한 일이냐..


그냥 아이들 입장에서는 내가 지독하게 싫은 모양이다. 신뢰도 안 가고,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짜증이 날 뿐이고, 내 말은 그냥 아무 무게가 없고. 그냥 싫고 만만하기만 해서 내 말에 매번 그렇게 대꾸하고 소리를 지르고 앞에서 욕을 하면서도 아무 거리낌 없는, 나는 아이들에게 그런 존재인가. 그래서 어쩌라고. 시발. 네~네. 샘, 샘! 아이씨! 안해! 싫어요! 왜 해요! 왜요~! 미친! 졸라 싫어. 짜증나! 

이젠 일일이 따지고 대꾸하는 것도 버거워서 반쯤 무시한다. 버릇이 나빠지려나. 하지만 일일이 터치하는 게 힘겹다. 내 자식도 아닌데 버릇이 되든 막 살게 되든, 너희 말대로 내게 무슨 상관이람..하고 지내라고, 학교 얘기를 할 때마다 부모님은 이야기한다. 신경 끄고 버티라고. 하지만 마냥 그냥 둘 수는 없다. 교사로서의 직무를 유기하는 짓이고. ..그렇다고 열심히 노력하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난 왜 여기서 너희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무기력하고, 통증을 감내하며 버틴다. 학부모들에게 알릴까 하다가도 상담할 시간도 없다고 말하는 분들에게 뭐라고 할까 싶어 관둔다. 이게 문제인지도 모르지. 그들이 그들의 아이에게, 담임교사에게 실망하든 어쩌든, 아이들이 마냥 집에서 호통을 들으며 윽박질러지든가 맞든가 간에 전화로 있는 족족 알려야 하는건지도.

1학년 선생님이 그러듯, 체벌을 주고 윽박질러서 눌러놓으면, 그게 된다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는데. 결국은 강한 인간 앞에서 조용해지고 약한 인간에게는 공격성을 드러내는 인간들이 되겠지. 소심하게 아이들의 학력이 좀 상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부모들에게. 당신의 아이는 공부라고는 관심도 없고 놀 궁리만 하고 있으며 나는 그들이 자율적으로 해내기를 바라고 자율을 주었지만 매일같이 나를 입으로 행동으로 무참히 난자하고 있다고 말하나.

그냥. 비극이다. 

사랑이 부족해서, 누군가의 관심을 더 받고 싶어서-그 사랑과 관심이 내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내가 우울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모습으로 드러날지라도. 거기 만족해서 그런 행동을 보이는 걸수도 있지. ...사랑과 관심이라. 나 나름 노력했다. 기초를 다진답시고 남겨도 봤고. 따로 불러서 좋게 타일러보기도 했고. 먹을 거리를 제공해보기도 했고. 함께 저녁을 먹어보기도 하고. 속내가 담긴 얘기를 나누어보려고도 했고.

하지만 너희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내 어설픈 노력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 같다. 그 일련의 과정은 그저 너희를 더더욱 망치기만 하는 것 같다.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고 무례해질 뿐인 것 같아 얼굴이 굳을 때가 있다. 공부도 안 하고 버릇만 없어지는데 뭐하러 그런 짓을 하느냐, 당장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듣는다.

혹은 내가 정말로 지독하게 끔찍하게 싫어서 그럴 수도 있지...이해한다. 지금의 나도 딱 내 자신에게 그런 기분이거든. 교재 연구도 부실하고 울증 때문에 자꾸 무언가를 잊어버리고 누구에게든 도움이 되기는 커녕 상황을 더욱 나쁘게만 만드는 내가 저주하고 싶을 만치 밉거든.

잠을 자기도, 일어나기도 버거운 나날.

..내가 사라져 버려야 만족하겠니... 싶어지고 마냥 사라져버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럼 그 가학성이 온전하게 충족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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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

일지/일지 2015 2015. 9. 16. 22:23

C가 눈이 가렵다고 가렵다고 가렵다고 호소해서 보건소에 데려갔다. 3일 쯤 전부터 가렵다고 비비적대더니만. 부모님에게서 눈병이 다시 옮은 것 같다는 말씀을 들었다.

여전히 말은 안 듣고. 수업시간에 책도 안 펴고. 아이들이랑 거칠게 놀고. 난리부르스에 예의도 삶아먹어버린 양 굴지만. 내 충고라고는 아무것도 안 들으려 들지만. 나도 뭐...녀석 버릇 고치는 건 글렀다고도 생각하지만. 말이 먹혀야 말이지. 뭐가요 그래서 어쩌라고. 의 연속이니.

쨌든. 녀석이 집으로 돌아간 뒤 한동안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수업시간이 그나마 조금은 덜 소란해졌지만. M과 M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것은 달라진 것이 없고. 열심히 대답해내는 인간은 J뿐이고. 다들 지루해 죽을라카지만.

...

걱정되니까 전화는 해 보아야지. 내일. C부모님도 내가 원망스러울 것이다. 아이 하나 확 잡아서 버릇 좀 고쳐주었으면. 공부 좀 잘 가르쳐 주었으면. 하시겠지만. 이제와서 녀석 마음을 잡는 것도 글렀고. ...1대 1로 대화할 때는 좀 이쁜 구석이 있는데. 협조도 잘 해주고. 요즘은 수업도 아주 가끔 듣는 것 같기도 했다. 


---

교장샘의 일장훈계를 듣고 왔다. 아주 간단한 업무 관련 검사맡는 일이었는데. 1분이면 끝날 일이었는데. 붙들려 앉혀져서 이것저것. 

그래도 날 나름 위해주려 한다는 건 알 수 있다. 그는 본인이 90년대 초에 북적이는 시골 아이들과 했던 이런저런 즐거운 경험들을 다시 살려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 딱딱하게 앉아서 하는 교과진도보다도. 아이들과 낚시하고. 물고기 잡아 매운탕 끓여먹고. 이곳저곳 밖에 나돌아다니며 경험하는 생생한 것들. 그에 대한 향수가 강해서 현장체험학습에 집착하는 면이 있는지도.

내게 교실 밖으로 나가 놀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수업 빨리 끝내고 놀고. 그러면서 관계를 잘 쌓아가라는 말을 아주 오래오래 해 주었다. 대성학원 강사처럼 수업을 하는지, 어떤지 다 알고 있다는 말도. 좀 부끄러웠다. 모둠활동을 포기하고 주입식으로 나가고 있으니. 나는 활동중심 수업을 하다 수업 자체가 실종되어버릴까봐 아무 시도도 못하고 있다. 대신 아이들이 입다물고 집중할만한 동영상과 사진자료에 집착한다.


하지만. 그 말 그대로 따르기도 힘겨운 것이. 아이들은 스스로들은 자각하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타 학교의 2,3학년 수준 정도로 기초가 무척이나 부진한 상태고. 그것을 무시할 수 없을 뿐더러. 진도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배워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은 알려주고 넘어가야 하므로. 남겨서 함께 얘기하고 놀면 좋겠지만 아이들은 학교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산다. 띄엄띄엄 한 마을에 한 두명 사는 아이들을 남겨서 공부를 가르치다가 내 차로 바래다주는 것도 버거울 지경인데. 스쿨버스가 오기 전에는 어김없이 방과후 시간표에 맞춰 수박 겉핥기 수업을 한다.

차라리 붙들고 앉혀서 공부를 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었으면 좋겠고.

그렇다고 이 아이들이 계급이 이미 고착화되어버린 사회에서 공부로 신분상승을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그 부분을 포기할 수도 없다. 

행복한 경험들의 사이사이에. 몰랐던 것을 아는 것도 포함되면 좋지 않을까. 근데 수업은 아무리 잘 해도 놀이만큼 즐거울 수가 없다. 


그의 말 중에서 내가 그나마 적용할 수 있는 것은. 학급규칙을 제정하고 당근처럼 놀이를 써먹는 것이다. 조금 일찍 마치고 놀기. 놀이의 종류를 많이 알아두고 틈틈이 많이 논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아이들은 그냥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넘겨 버리고 당근을 모두 뽑아 먹어버리고 싶어한다. 당장 먹을 수 없다면 필요 없다는 투다. 당근이 무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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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일지/일지 2015 2015. 9. 9. 15:42

구질구질한 날.

나는 인간이 싫다. 애쓰지만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를 보는 것도 마음아파 싫고 그런 아이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난 아이들도 보기 버겁고 분위기에 휩쓸려 공부할 순간을 놓치는 아이들도 갑갑하고 농담따먹고 노래부르는 분위기를 주도하며 어디선가 얻어온 상처를 헤집어보이는 아이들도 힘들다. 그런 상황 속에서 버티듯이 허술한 수업을 이어가는 나도 싫다. 노력한다고 했나.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충분하지 않고 허술해서 나 스스로도 내가 용서가 안 된다. 그냥 나는 여기 있지 말아야 하는 인간인가보다. 나보다 나은 사람이 모두를 감싸안고 잘 끌어가 주었더라면 다들 행복했겠지. 

이러다 내가 죽겠다. 정말이지 살기가 싫다. 다시 울증이 찾아왔다. 사직서를 내고 신경정신과에 내원할까 생각하다가 추하게 버티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번처럼 강한 충동이 찾아오면 다시 버틸 수 있을까 싶다.

이 아이들은 나로는 한참 부족하고. 아무리 내 마음을 내보이고 눈물을 쏟고 돈을 들이고 발악을 해도 이렇게 초라한 인간으로는 그 결핍을 채워줄 수 없다는 걸 잘 알게 되었다. 

이젠 폭력만 아니다 뿐이지 무관심이라는 폭력의 영역에 들어선 것이나 다름 아니다. 언성을 높이고 짜증을 내고. 잘도 상처를 안 줬겠다. 나 스스로가 혐오스럽다.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공부한다고 답했던 스스로가 너무 싫어서 사라져버리고 싶다. 12만원짜리 연수는 3분의 1 듣고 내버려두었다.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람.

그들은 나의 모든 노력을 당연하게 여기고, 그들이 아닌 나를 위한 노력으로 여긴다. 내가 어설픈 호의를 베풀어 그런 태도를 기르고. 그들의 삶을 망쳐놓고 있는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윽박질렀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천하에 몹쓸 부진아들이라고 욕을 하면서 1학년 선생님처럼 소위 조져야 했는지도 모르지. 그럼 조용해지겠지. 타율과 폭력에 젖어. 근데 지금의 나라고 마냥 인격적인 것도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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