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의 구조적인 문제나 세금을 걷는 과정에서의 탈세 등도 중요한 문제지만 세금, 하면 예산. 이니 예산 집행과정에 대해 꼬집어보지 않을 수 없고, 현 정부 들어 필요하지도 않은 대규모 토목사업이 횡행하며 예산을 잡아먹고 있다보니 정부와 건설업계 간의 유착 및 로비, 한 번의 공사마다 건설업체가 빼돌리는 어마어마한 공사비(=절약할 수 있는 예산) 등을 다루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책의 상당부분을 할애해서, 뇌물이 아니면 돌아갈 수 없는, 구조부터 썩어빠진 건설업계가 어떻게 예산들을 쪽쪽빨아 드링킹하는지 자세히 언급하고 있는데..애초에 별로 호감가는 분야도 아니었지만 이젠 주변에서 누가 건설업계, 특히 유명 건설사에 종사한다고 하면 맘이 전보다 더 쓰릴 듯.

건설업계 비리는 요 정권 들어 전체적인 판이 커지면서 날뛰고 있긴 하지만 비단 이번 정권에서만 일어난 것도 아니고 여러 정권을 거치며 고착화 되어왔다고, 좌우가 아니라 상식적인 면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책에서 언급하는 건설업계 비리에 대해 안 걸 대충 끄적여보면, (상세한 내용이나 맥락은 역시 책을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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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자체-다단계 하도급 구조부터가 공사내내 엄청난 비자금을 활용한 상납식 뇌물을 윤활유 삼아 돌아가고 있는데다. 노무인 수와 노동시간, 공사간행률 따위 조작하거나. 입찰률 높이고 자금세탁하려 페이퍼컴퍼니 양산하거나. 하도급이랑 이중계약맺어 장부조작, 돈 빼돌리는 게 건설업계에선 매양 일어나는 일.
공사를 수주받는 원도급인 10개 대형 건설사들은 더 심한게-
공사비 책정 방식부터 시장가를 반영하지 않는 후져 빠진 표준셈표방식으로 부풀려서는 하도급 처우나 노무인들 임금도 제대로 안 돌보면서 차익은 있는대로 빼먹고,
공사 낙찰 관련해서도 경쟁을 통해 공사가를 낮추는 최저가 낙찰제가 대대적으로 도입되는 걸 유보시키고 턴키나 대안 입찰 방식 등 진입장벽 높고 건설 대기업 간 가격담합입찰이 가능한 방식의 입찰을 늘리려는 로비를 성공시키곤 지네들끼리 들러리 서주면서 낙찰받아서 수천억원씩 예산 더 뜯어먹고(청계천, 영화세트로 써도 될 가든 파이브, 지하철 9호선, 지하철 7호선과 3호선 연장구간, 은평 뉴타운 사업 등등은 MB시장 때 턴키방식으로 낙찰됐는데, 시공중 온갖 비리사건에 휘말렸고 고분양가 논란도).
이뻐해주는 정부랑 붙어서는 누가 많이 쓰지도 않을 민자 SOC사업 밀어붙여서 예산에서 나오는 시공보조금+최저운영수입보장금(다행히 06년 이후 사업은 해당x) 갉아먹게하고 높은 통행료로 시민들 힘들게 하고.

10대 재벌 건설사들. 평소 공사 때 비리를 저질러 빼돌린 비자금으로 여기저기 건낼 뇌물이 넘쳐나는 얘네는 워낙 이들을 이뻐하며 사업을 남발해 주는 국회 및 정부 '건설족'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다, 언론들도 연줄 압력+광고수주 건으로 장악하고 있고 법조계와도 '관리'의 선이 밀접하게 닿아 있어서 제대로 처벌받지도 않고 처벌받더라도 부정행위로 얻는 이득이 월등히 크기 때문에 아주 뻔뻔하고 대담하게 담합과 로비를 해대고 있다고. 
얘네가 '건설족' 대통령을 위시해 국토부에서 수요도 없는데 과하게 남발되는 공공 사회간접자본SOC사업(14곳 중 적자 11곳인 지방공항들, 텅 빈 고속도로들)이나 민자SOC사업(최저운영수입보장금제에 따라 운영적자를 세금으로 때우다 공기업에 인수시켜버린 천안~논천 고속도로 등)을 통해 예산을 수조원씩 까먹으면, 그만큼 메꿀 돈은 다른 곳, 이를테면 복지예산 등지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4장에서 언급된, 소득세와 법인세, 양도소득세, 상속증여세 등을 감세해서 재정건전성 해치고(공공부채 GDP대비 80%이상, 국가채무 36%) 서민경제 어렵게 한(감세효과는 상위 20%가 누리고 하위40%는 세금부담↑, 세금통한 소득재분배기능 OECD 최하위) '부자감세' 를 여기에 겹치면..세금 제대로 내서 예산에 보태는 사람 치고 화딱지 안 나는 사람 있을까.

2011년도에 책정된, 선례없이 많이 책정됐다고 홍보해대는 복지예산 중 상당수가 따지고 보면 허울만 복지예산이고 실상은 '국민주택기금'같이 주택건설사업비나 주택융자금 따위로 나가는 토목공사 관련 예산이고, 건강보험금이나 기초노령연금 같은 의무적인 증가분을 빼고 물가상승률 등을 따지면 되려 예년에 비해 3% 감소했다고. 사회취약계층 복지지원액이 전체적으로 대폭 줄었고, 개중엔 결식아동 25만명 급식지원비 같이 전액 삭감된 것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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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폭로가 통계와 함께 2권에서 줄줄이 더 계속될 모양인데..쉽고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과 별개로 역시 이런 내용들은 버겁다. 알면 알수록 암울해지고. 마지막 페이지를 볼 때까지 몇 번이고 던졌다가 들었다가 했네.
그래도 이런 걸 아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끝내 묵인하거나 야합하지 않고. 나서서 폭로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래서 아주 약간은,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당근 이런 책을 읽는 것보단 게임이 더 재밌다..-_- 읽어봤자 허망하다는 생각이 맘 구석탱이에서 안 드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서 계속 살아가는 이상은. 아주 의미가 없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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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조국, 선대인의 북토크 <후배들을 부탁해>. 
프리라이더.Free-rider. 공공서비스 무임승차자. 탈세범들. 총2권. 
김광수 경제 연구소 부소장이자..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를 다룬 서적을 몇 권 펴낸 후 이너넷에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동산 전문가로 유명한 선대인씨가 내놓은 신간. 
대한민국의 세금과 관련된 이야기다. 
진보의 무기는 팩트라 했던가. 곳곳에 산재한 다양한 통계와 그래프들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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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있는데..이거 읽을수록 화딱지가 나고 땅 파고 들어가는 기분이라 좀 덮고 쉬는 김에. 대충 전체적인 내용을 훑어보자면.. 
-대한민국 세금시스템 자체의 문제(70년대 생산경제 시절에 맹글어져서 현재 주식, 부동산 등 자산경제가 제조업을 비롯한 생산경제를 GDP기준 7배로 추월하고 있는 상황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구닥다리 시스템. 이를테면, 근로소득은 원천징수하면서 주식으로 대박쳐도 세금 한 푼 안 떼는, 기묘한 상황. 투명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제계층의 사정에 맞게 공평하게 납부되어야 하지만..것도 안 되고 있고..) 
-그렇게 삐걱거리는 세금시스템을 둘러싼, 전현직 대통령 및 국회의원, 국세청을 비롯한 정부 고위관료들, 삼성 등 대기업의 탈세 비리와 그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얘기도 있고. 
-예산을 제대로 감독하는 시스템의 부재에 대한 얘기도 있고..
-08년 들어 기업과 고소득자가 많이 부담하는 소득세, 법인세를 비롯, 종부세, 양도소득세, 상속증여세는 내리고 누구나 비슷하게 부담하는 부가가치세는 높이는 부자감세로 하위계층들의 조세부담과 생활고가 급증한 실태에 대한 얘기도 있고.. 
-일단 걷혔으면 제대로 필요한 공공 서비스 분야에 제대로 투입되어야 하지만. MB정부 들어 4대강 사업 및 전국 지방정부관련청사 신축, 지방 공항 건설, 기타 등등..건설사 배불리기식으로 엉뚱하게 흘러 들어가는 현 예산 활용 실태+그 결과 날로 어려워져가는 서민 경제를 증명해주는 분석 통계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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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그러니까 1장은 2권을 통틀어 세제를 둘러싼 문제점을 소개하는 개괄이고, 2장부터 자세한 설명과 분석 통계들이 그를 뒷받침한다. 
2,3장은 자산경제를 아우르지 못하는 현 세제의 구조적 문제 및 정부 고위층과 대기업 총수들의 탈세문제 등을 다루고, 4~6장은 (부자)감세정책과 4대강 사업을 비롯, 현 정부가 친서민정책이랍시고 내놓은 사업들의 표리부동함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문제제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해결방안들도 제시하고 있어서 한층 더 생각할 거리를 준다. '좋은 말이로고, 근데 제대로 된 세력이 집권해서 결국 실현 단계에 오르려면..;;' 같은 생각도. 되게 맹글어야겠지. 그 외엔 길이 없으니. 

세금의 종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고 어떤 체계로 짜여 있는지 거의 문외한이었는데, 읽으면서 구조를 아우르는 개략적인 눈이 생기는 것 같다. 아니까 앞으로는 더 경제관련 뉴스나 신문 기사들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될 듯. 그만큼 설명이 용어에서부터 자세히 접근하는데다 예시나 통계도 구체적이고 쉽다. 
나는 쉬운 게 좋더라...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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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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