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측에서 주관한 일곱번째 인터뷰 특강 녹취록. 
영어유치원을 거쳐 초중교를 거쳐 특수고교에 진학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대기업 공기업에 들어가거나 '사'자 들어가는 남들이 우러러보는 직업을 갖고, 열나게 돈 벌어서 좋은 차 좋은 집 사고, 스펙 좋은 사람 찾아서 연애하고 정붙이곤 결혼하고, 자식교육도 특급으로 시키고, 노후준비 열나게 하고, 그러고 나서.. 1등이 되지 못한 나머지들의 삶에 무지하고 관심도 없는 1등들이 이끄는 사회, 정작 1등이 되고서도 어딘가 충족되지 못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그런 취지인 것 같다. 결국은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가 되겠고. 계속 버팅기자니 더럽고 죽겠고, '그럼 바꿔볼까?' '어떻게?' 가 되는거고..거기 대한, 이미 뛰어든 다섯 사람의 대답같은 거다. 
----- 
WTO같은 세계기구나 다우같은 대기업 홈페이지인 척 짜가 페이지를 개설해두고 거길 통해 들어오는 컨퍼런스나 회견에 열심히 참석해서 평소 그곳에서 발하던 입장과 반대되는 개혁적인 의견을 표명한다든가 적나라하게 그들의 속내를 드러내보이는 발표를 해대든가 했다는 앤디 비클바움의 예스맨 프로젝트가 제일 인상적이었음..실제상황으로 이뤄졌다는 영화도 한 번 보고싶구먼. 재미있는 방식으로 자유무역주의이나 비인간적인 대기업들의 행보에 대한 화두를 널리 던지고 사람들에게 이래저래 생각할 여지를 남기고 인간적인 경제사회를 위한 법과 규제의 설립을 지지하는 게 목표라는 것 같다. 
----- 
여기서 로또밖에 희망이 없는 무한경쟁에 지친 사람들을 보듬을 정치의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들과 소소한 사회변화 참여책들을 꺼내놓으며 역설한 노회찬씨는..얼마 전 진보신당에서 나왔다던데..이후의 행보가 어떻게 흘러갈지 조금 궁금.. 
----- 
소설가 공지영은 오랜 시간 자신을 따라다녔던 '얼굴 팔아먹고 대중에 영합해서 잘 나가는 작가'라는 비난을 새삼 떠올리며 영국에서의 소설탄생비화를 들어 자신이 소설가로서 무엇을 추구하는지 밝힌다. 가난하고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되 세상을 읽을 눈은 지니고 있었던 영국 노동자들의 욕구에 부응하여 태어난 무수한 고전 소설들처럼, 자신 역시 그저 생각없이 고통없이 쉽게만 읽히는 포르노같은 소설이 아닌, 혁명정신을 지닌 다수를 위한 소설을 쓰고싶다고. 바람직하네..그녀뿐만 아니라 소설가들이 궁극적으로 담아내고 싶어하는 게 결국 그런거겠지. 그녀의 책이라곤 읽은 지 너무 오래 돼서 줄거리도 가물거리는 "무소의 뿔처럼.."뿐이고 더 읽어볼 생각도 안 해봤지만..요즘 뉴스를 보며 도가니같은 책이 나오는 것도 좋구나..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긍정적인 힘. 
----- 
"가난뱅이의 역습"의 저자, 마쓰모토 하지메. 강요되기만 하는 가치관, 잘못된 상식을 깨기 위한 소동을 벌이자, 여유를 갖고 생각해서 각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에서 새로운 최선을 만들어내자..는 얘기. 홀로 슬렁슬렁 일을 벌여 끌려서 모인 사람들과 놀고 먹으며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쌓고, 거점을 만들어 벌여놓은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모여서 또 재밌고 새로운 것들을 생각해내고..그렇게 해서 또 해롭지 않은 작은 소동들을 벌이고-그게 다같이 무언가 의식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또 누군가가 모여들고..느슨하고 자유분방한 게 좋구나..하지만 역시 이것도 각오와 배짱이 어느 정도 필요한 일이겠구나.. 
----- 
김규항의 교육강연은..항상 어느 정도 결벽이 느껴진다. 고개를 주억이게 되는 말들이지만 어느 정도 적당히 타협하고 살아가는 어중이 입장에선 묘하게 불편해지는 그런. 대학을 필수라고 여기지 말자..라. 설득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결국 판단을 내리는 입장이라 생각하면 망설이게 되고 만다. 고교 입시를 맡고 있다던 교사는 김규항의 말을 듣고 자신이 느끼는 당위와 현실 사이에서 결국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
느슨하고 어중간한 맘으로 흐리멍덩하게 읽기에는 조금 찔리는 책이었음.
노회찬씨의 현 교육정책이나 신자유주의정책들에 대한 비판들, 그가 구상한 대안정책 이야기들을 읽으며 떠올리는게 즐거웠음..군데군데 "...23가지"에서 읽은 시장 규제나 학력 인플레에 대한 얘기부분과 겹치는 부분들이 보여서..이분도 읽으셨나? 싶었음.

Posted by 에크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