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이슬람 율법주의자들이 통치하는 이란에 대해 그린 작가의 자전적인 만화책. 작가 자신의 인생을 그린 책이라고 보면 됨.
오랜 세월 이어지는 전쟁의 폭격으로 인한 트라우마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통치하는 억압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한 "천 개의 찬란한 태양", 과도 겹쳐지는 점이 많음.
영국의 통치시절에는 남녀 모두 자유롭게 학교에서 공부하던 모습이 이슬람 혁명 이후 사라졌고, 여성들은 히잡을 쓰고 보호자인 남성 없이는 외출할 수 없게 되었다. 사상의 통제도 심해졌고 인권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사회 변화로 많은 사람들이 저항하거나 다른 나라로 떠났다. 주인공의 집안 역시 사회주의를 표방하던 많은 친척들이 끌려가 고문당하고 죽었다.
그래도 작가의 집안은 이란 왕가와 이어져 있고 외국과의 교류로 시야가 트여있어서, 여성에게 무척 억압적인 이란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부모님이 딸을 해외로 유학시키고, 딸의 심적인 방황을 지켜봐주고, 성급한 결혼과 이혼을 지켜보고 지지해주고, 이혼 후 이란을 떠나 다른 곳으로 떠나도록 해 주는 등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임.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인 지위 상으로나 중산층 이상인 집안이라서, 일반적인 이란 사람들과 달리 작가는 상당히 운이 좋은 케이스.
이슬람 근본주의 하의 이란은 한국상황과도 비슷한 모습이 몇 보이는데, 유학다녀온 여성이 걸레 취급 받는다든가, 여성이 요구하는 이혼이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여기선 남편의 허락이 필요한 일이라) 무척 어렵다든가, 여성 혼자 함부로 밖에 나다니지 못하게 한다든가, 여성의 옷차림이 남성의 음욕을 불러온다고 운운하는 등이..그렇다. 한국상황을 이슬람 근본주의 풍경에 빗대 유슬림이라고들 하던데. 여하튼. 보면서 참 씁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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