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민우회에서 엮은 책으로, 41명의 회원들의 짤막한 일상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미혼, 비혼, 기혼 여성 뿐 아니라 20대에서 4,50대 중장년까지 다양한 여성들의 일상에세이랄까.
일상에서 느끼는, 여성에게 주어지는 이중잣대적인 시선-왜 웃통을 까 제낄 수 없는가, 왜 여자가 담배피는 걸 두고 보지 못하는가 등등-에서부터. 혼자 사는 여성의 주거위협, 어릴 때부터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만연한 성폭력, 피임약 재분류 같이 여성의 몸과 관련된-그러나 정작 여성은 배제된 다양한 이슈들에서의 경험, 동성친구와의 동거와 노후에 대한 생각, 기혼여성의 명절치르기, 자녀 키우기, 해사대학에서의 여성배제, 의사로서의 경험 및 의료생협을 이끌어가는 경험, 여성동료의 장례를 맡아 치른 경험 등등. 다양한 여자들의 일상과 사색을 다루었다. 개중에는 성별이분법적인 사회에 대한 남성 크로스드레서의 고찰이라든가, 여초회사에서 커밍아웃을 시도한 남성 게이의 이야기도 있다. 일시적인 장애를 겪고 있는 이의 장애체험기도 있다. 여성민우회는 성소수자와 장애인들의 권익운동과도 궤를 같이 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래디컬 측에서는 당장 급한 여성인권 외에 딴 곳에 신경쓴다고, 남성게이들 역시 여성혐오를 내면화 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지적하며 쓰까라고 욕하기도 하는 것 같지만. 암튼.
연대와 네트워크에 대한 생각은 막연하게 해 왔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꿈꾸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섬과 같은 헐렁한 연대. 다양한 계층,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과의 연대를 꿈꾸고 있다. 수도권이 최적의 장소겠지만, 한동안 지방에서 살아가게 될 거라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을 찾아서 함께 네트워크를 꾸리고 싶다. 좀 더 자유롭고, 주입된 가치관으로 속박받지 않아도 되는. 그런 의미에서, 연대 하고 있는 이들의 주기적인 결과물 같은 이 책이 특출날 것 없지만 좀 훈훈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생각이 이어지면, 행동이 되고, 행동이 또 다른 생각과 방향을 낳고, 착착 결과를 쌓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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