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읽은 김형경의 책들은 모두 술술 잘 읽혔다. 나. 자신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여서인지. 여러가지 용어들이 난무하지만 이해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학술적인 뉘앙스가 컸더라면 금방 덮었을 인용들이긴 했는데.
3장이나 4장의 내용은 조금은 사람에 따라 거북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는 내용이다. 3장에서 김형경이 독서모임이나 팬클럽을 대하는 태도는 그녀 입장에서 읽으면 꽤 당연하다 싶다가도. 평소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리에서 바라보면 모질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의존적인 애들 짜증스러웠단 말을 그들의 성장을 위해 낙담시켰다..는 등 자신의 언어로 잘 풀어내는구나..하고 냉소적으로 읽을 수도.ㅎ 하지만 그들은 어른이고. 저자가 그들의 성장을 책임지는 부모도 강사도 아님을 생각하면. 4장에서 영성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좀 황당한 서술이랄수도 있는 영덕체험들이 서술되어 있기도 해서. 우호적으로 읽다가도 그런 신비주의적인 헛소리를 경구들로 참 잘 포장했구나..하고 회의적인 마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3장과 4장을 두루 포함해서 전체적으로는 마음에 든 좋은 책이었다.
스스로를 성찰하게끔하고. 그녀처럼 온전히 홀로 서고자 노력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도 해 주었고. 어느 정도 그녀가 변화의 방향과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모델이 되어주기도 했다.
훈습. 각 상황에서의 자신의 감정. 태도. 행동방식을 차근차근 면밀히 다시 바라보고 심리학적 관점에서 유아기의 생존방식이 녹아나 조화로운 관계맺기를 방해하고 성장과 홀로서기를 지연시키는 것은 어른스러운 방식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
김형경 자신이 자신의 여행 여정. 과거 맺은 인간관계. 독서모임과 팬 정기모임 등을 통해 겪은 것들. 깨달은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적은 글이다.
대체로 사람풍경이나 천개의 공감 등에서 읽은 내용들과 맬갉을 같이 한다. 인간관계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면 자신에게 유아기적 생존방식인 의존성이나 부모와의 관계에서 겪은 뒤틀림..이를테면 오이디푸스 신드롬 등이 아직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어른의 자아를 성장시켜나가라는 것. 어른인 내가 어린시절의 나를 위로해주고 돌보아주고 어른의 방식을 배워나가라는 것. 불필요한 감정으로 시달린다면 투사를 의심해보고 스스로의 부족한 모습을 타인에게 투영하여 혐오하지 말고. 직면하라는 것. 부족한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사랑함으로써 투사를 멈추라는 것. 성장을 방해하는 것들. 자신 내면에 있는 탐.진.치. 시기. 의존성. 따위를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다스려 나가라는 것. 등등.
이번 책이 이전 것과 다른 부분은. 3장과 4장인데.
3장에서는 이전 에세이를 통해 그녀의 팬이 된 사람들과 겪은 전이와 역전이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녀를 의존할 인물. 제2의 부모로 여기며 성장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마주하면서 겪은 고충에 대한 이야기. 타인에게 기대는 누군가를 접할 때 겪는 감정적인 전이와 역전이에 대한 이야기. 성장을 방해하는 유아기적인 의존성을 다스린 방식에 대해 길게 이야기한다. 그녀는 필요하다면 홀로서기 위해 주변 인간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는 듯. 자신의 내면을 다스리는 사람은 전이되어 오는 감정이 적다고도.
4장은 종교적인 부분, 영성에 대한 것이었는데. 행동방식을 공고히 바꾸는데 필요하다면 종교에 기대는 방식도 괜찮다고. 울증 치료를 위해 불교적인 명상을 시도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기도 하고. 해서 그렇게 생소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불교든 기독교든 도교든 유교든. 그녀가 생각하는 종교의 본질적인 가르침은 모두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어느 정도는 나도 그렇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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