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일지/일지 2019 2019. 9. 16. 23:36

교육청에서 이야기마당을 개최한다고 공문이 왔다. 이런저런 수업사례나 교육과정 사례들을 공유하고 싶은데, 발표자들에게 소정의 강사료를 준다고. 그냥 참가자를 모으면 응답이 없을 듯하여 강사료 준다고 쪽지를 돌렸더니, 그래도 참가하겠다는 사람이 나오긴 한다.

학교 샘들 대부분이 영재강사나 각종 시범사업 강사로 뛰고 있고, 결국 돈을 우선시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수업은 적당히. 하더라도 강사로 뛸 때 보여줄 예시사진이나 예시 영상 등을 위해서 수업을 꾸려 나간다는 느낌도 들고. 내가 좀 많이 뒤틀려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보여줄만한 가치가 없는 것들은 무시당한다는 느낌도 든다. 혁신적이지 않은 기존의 수업들을 내실화 하는 것이나. 타인의 수업 관심사에 대해서도. 자신의 강의 내용과 관련이 없다면 굳이 참여하지 않는 듯한. 또는. 타인의 수업에 자신이 강의하며 밀고 있는 수업 방식을 추천해 넣어서 사례의 일환으로 활용한다는 느낌도 들고. 아무튼 그것도 나름대로 아이들과 교사의 공동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보면. 윈윈이긴 하겠으나... 한편으로는 가끔 이용당하는 듯한 느낌이 썩 좋지는 않다.

교육청 등에서 부르는 초등교원 강사들도 보면, 일종의 선구자 마케팅으로 뜬 스타강사들이다. 예전에 방황하고 헤맬 때에는 그분들이 참 대단해 보이고, 그분들의 수업들, 그분들의 교실들은 특별히 다를 것이라는 기대도 했었는데. 어쩌면 평교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개중에는 콜라보 형식으로 기존의 스타 교원 강사들과 함께 하다가 뜬 젊은 교사들도 있는데. 기존 분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발전된 양상의 강의를 하시는 것도 아니라서. 일종의 끌어주고 밀어주는 남성공동체의 수혜자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콜라보해서 책 낸 거 보면..다같이 벌어먹자는 건가 싶을 때도 있고. 비슷한 양상의 책도 어마무시하게들 내시는 것 보면. 예전에는 그저 대단하다 생각했으나.. 이제는 강사료를 높이기 위한 방법인가 싶은 생각마저 드는 것이. 책x권 이상. 이런 게 실제 강사료 지침에 있는지라. 겸임금지라는 직업 특성상 그들은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돈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갖춘 이들인지도 모르겠는거지.

아무튼. 최근들어 강사로 뛰는 인간들도 주변에서 많이 보고 있고. 내가 또 강사 섭외를 여기저기 해대고 있는 중이라서. 좀 많이 냉소적이 된 것 같긴 하다.

그래. 돈은 중요하지. 돈이 인간발전의 큰 모티브가 되기도 하고. 냉소적으로 비아냥 거릴 일도 아니다. 타인에게 내보일만큼 스스로 최선을 다했고 자신이 연구하는 방식이 제대로 교실 안에서 정착이 됐다면야..뭐가 문제겠나. 문제는 그럴싸해 보이는 사진과 영상, 기록물로 검증되지 않은 방식을 효과적이라고 선전하면서 타인과 제 교실 상황을 기만하는 것이지. 

나의 관심사에 대한 강연을 생각해보기도 하는데. 노하우가 쌓이고 쌓여서 확실히 성과를 맛본 후에나 떳떳하게 내보일만한 자격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까지는 더 공부하고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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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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