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에 누가 빈부격차는 자연스러운거다, 피케티도 20세기 때보다 최근 부의 집중현상이 완화됐다고 그랬다. 그러면서 어그로 끌고 있길래 빡쳐서 피케티 자료 찾아봄.
모 대학에서 올려둔 pdf 슬라이드 자료.
피케티가 언급하고자 하는 내용이랑 완전 딴 얘기 딱 중간만 떼어 와가지고 '사실을 적시한 자료 찾아서 얘기해라'운운하면서 어그로 끌고 있더라.
화딱지 나서 장문의 댓글 달아놓고 왔음.
걍 21세기 자본론을 처음부터 읽어봐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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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가 나쁘지 않다...계층간 격차가 그렇게 심하지 않고, 한 세대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계층간 사다리가 여러 곳에 있다면야 빈부격차가 경제생활의 활력소가 된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돈이 돈을 버는 것이 노동이 돈을 버는 것을 이미 능가하고 있고, 계층사다리가 있어도 걷어차고는 이미 굳히기가 완료된 현실에서 빈부격차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는다? 저는 아니라고 봐요. OECD 지니계수 평균을 기준으로 삼는 것도 좀 그런 것이, 지니계수는 상위계층과 중산층, 빈곤층의 비율을 잘 드러내주지 않죠. 전세계적으로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고 빈곤층이 늘고 있어요. 토마스 피케티가 최근 몇 년 새 괜히 센세이셔널한 것이 아닙니다. 미국만 봐도 상위 3명이 소유한 재화가 하위 50%가 소유한 재화와 맞먹는다는 조사가 나왔는가 하면, 우리나라 종합부동산세를 10%가 88% 냈다는 올 1월 뉴스도 있죠. 세계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경제상황을 그만큼 반영했기에 호응이 있는 거예요. 이런 경제적 상황이 정상이라고 보십니까?
https://bit.ly (토마스 피케티 관련, 2017 기사)
https://bit.ly (한국 종합부동산세 관련, 2018 1월 기사)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 중 몇 퍼센트나 상위 10%에 해당하게 될까요? 상대적 박탈감이 날로 심해지면 좋을 게 없어요. 사회적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범죄가 늘어납니다. 그러다보면 저소득층에 대한 편견과 차별도 늘어나죠. 지금은 재분배를 강조해야 하는 시기이고,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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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하시던데 계속 토마스 피케티 21세기 자본론 얘기를 하시네요. 피케티의 주장은 선생님 주장과 완전히 다릅니다. 피케티가 "About Capital in the 21st century" 에서 "Wealth inequality is currently much less extreme than a century ago"라고 한 맥락은 선생님이 말하듯 부의 불평등이 자본주의적 경쟁에 의해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과 완전히 다른 시각입니다.
아래 21세기 자본론 27~41쪽에 해당하는 내용을 읽어보세요.
(https://bit.ly)
당시 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유럽 국가들(예로 드신 지표의 스웨덴, 프랑스, 영국 등) 대부분은 1%의 경제인구가 80~90%에 달하는 부를 차지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전쟁 이후 이 집중현상이 대폭 완화되는데, 피케티는 이렇게 묻습니다.
"Key finding: there was no decline in wealth concentration prior to World War shocks; was it just due to shocks?"
"세계대전 쇼크 이전까지는 부의 집중 감소세가 없었다. 쇼크 때문만이었을까."
(28~31쪽 그래프 참고.)
그래프 보시면 나옵니다. 세계대전 이후 부의 집중현상이 뚝 떨어지는 거. 그리고 최근 들어 슬금슬금 고개를 들며 하락이 완화되어가죠.
아무튼. 계속해서.
Q.: Apart from shocks, what forces determine the long-run level of wealth concentration?
"쇼크와는 별개로, 어떤 힘들이 장기적 부의 집중 수준을 결정했나?"
•A.: In any dynamic, multiplicative wealth accumulation model with random individual shocks (tastes, demographic,returns, wages,..), the steady-state level of wealth concentration is an increasing function of r - g
(with r = net-of-tax rate of return and g = growth rate)
"동적으로,임의의 개별적 쇼크들(취향,인구통계학적, 수익,임금,... ),부의 집중의 정상상태 수준과 함께하는 곱셈의 부의 축적 모델은 r-g의 함수의 증가다." (r = 수익에 대한 총 세율, g = 성장률- 역자 주)
(여기부터는 33쪽 r-g그래프 참고. 보면 g(세금내기 전 자본의 수익)는 거의 유지인데 세계성장률인 r은 뚝 떨어지죠. 이 갭이 문제예요. 근데 피케티는 이 갭이 더 커질거라 예측. 34쪽에서는 "자본성장률은 언제나 세계성장률보다 높았고, 전쟁후 떨어졌다가 점차 회복해서 다시 능가할 것"이라고 하고 있어요.)
•With growth slowdown and rising tax competition to attract capital, r - g might well rise in the 21c → back to 19c levels
"성장이 둔화되고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세금깎아주기 경쟁을 함에 따라, r-g는 21세기에 잘 상승한다.→ 19세기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Future values of r also depend on technology (σ>1?)
"r의 미래가치는 기술에 달려있다.(σ>1?)" 기술로 얼마나 세계성장률을 상승시킬 수 있을까요?
(37쪽 빌리오네어 상승률 보십쇼.)
• Under plausible assumptions, wealth concentration might reach or surpass 19c record levels: see global wealth rankings
"그럴듯한 가정하에, 부의 집중은 기록된 19세기 수준에 도달하거나 능가할 것이다: 세계적 부자 순위를 보라."
결국 피케티는 선생님이 중간에 떼어 온 근거자료에서 더 나아가서, "전쟁에 의해 불가피하게 완화된" 부의 집중현상이, 현대에 와서 점점 다시 심화되어서 세계대전 이전으로 돌아갈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40쪽에 나온 피케티의 결론 보세요.
"Between 1987 and 2013, the highest global wealth fractiles have grown at 6%-7% per year, vs. 2.1% for average world wealth and 1.4% for average world income. All growth rates are net of inflation"
1987~2013에 이르기까지, 최상위 세계 부는 6~7% 성장했으나 세계성장률은 그에 비치지 못하는 1%였다. 이 사이에 일어난 모든 성장률은 인플레이션이었을 뿐이라고.
결론은.
빈부격차 자체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정직하게 노동하고 근로하면서, 그렇게 생산된 부를 최대한 공정하게 나누어야 하는 것은 맞지 않겠습니까? 이걸 부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지는 맙시다.
지니계수가 세계전쟁 전과 비교해서 나아졌는지는 몰라도. 거기 만족해서야 되겠습니까. 근로자들이 10시간 이상 몸과 머리를 써서 일하는 것과, 기업체의 수장이 비전을 가지고 기업의 방향을 이끌어 가는 것. 그 사이에 그렇게 천문학적인 차이의 가치차이가 있는 겁니까. 거기부터 의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기업을 이끌어가는 비전은 훨씬 소중한 거니까 그건 당연하다고 하시려나요.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게을러서 가난한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최저입금보다 못한 돈을 받으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직 많습니다.
빈부격차는 자연스럽게 생긴다 치고, 그것을 최대한 줄여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근로자들의 의욕도 늘고, 생산성도 높아지고, 뭣보다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줄어들지요.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고르게 양질의 교육을 받고 건강한 세대가 될 가능성도 높아지고요. 우리 교육자들은 우리가 가르치는 모든 아이들이 가능한 한 그리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 아닙니까?
문제는 기울어진 시스템입니다. 정당하게 돈 벌어서 부자되는 거 좋다, 이거예요. 그런데 정당하게 돈을 법니까? 정당하게 벌었으면, 정당하게 분배합니까? 우리는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선생님은 혼자 당연한거라고, 현재의 빈부격차는 나쁜 거 아니라고 합니다. 피케티 근거 중에 전쟁 이후의 데이터 부분만 딱 잘라와서, 나아져 가고 있다고 짜깁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대부분 고소득층의 꼭대기에 앉아있지 않아요. 고소득층은 날로 얇아질거고, 최하위층에 속할 사람들은 늘어가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 중 몇이나 빈곤에 시달리게 될지,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경제성장기에 정부의 푸쉬와 특혜를 받아가며 제대로 된 분배 없이 돈을 벌어들인 자본가들이, 그들에게 유리하게 판을 짜 놓고 제대로 분배하지 않는 것이 오늘날의 문제가 됩니다. 그 과정을 당연하다고 보신다면, 현재의 빈부격차도 문제가 없는 거겠지요.
그들의 공장 돌려가며 노동법 얼마나 지켰습니까. 16시간 넘게 굴리면서 휴식도 못 쓰게 하고 근로자들 몸을 망가뜨려가며 성장해서는, 그들에게 얼마나 월급을 제대로 줬답니까. 최근에도, 안전장치 하나 제대로 안 갖춰두고 적당히 굴려가며 혹사시키고 벌어들인 돈으로, 소득신고 제대로 안 하고 탈세하고 조세피난처에 숨겨놓는 기업가들이 제대로 된 겁니까? 그들이 80% 이상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그들은 됐다고 쳐도, 자녀들에게까지 부가 증여되는 과정은 공정한 겁니까.
워킹푸어에 대한 논의는 아주 예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어떤 이는 열심히 일하는데도 박봉을 받고, 어떤 이는 대대로 증여받은 돈으로 별 노동 없이 호의호식하지요. 이건 불공평한겁니다. 대기업 자녀들이 어떤 또렷한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를 실행할만한 능력을 갖추었는지 치열한 검증을 거쳐서 수장으로 추대된 것도 아니잖습니까. 그런데도 윗자리에 앉아서 기업체를 좌우하면서 수천명의 일자리를 결정지을 판단을 하곤 합니다.
노동이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이 돈을 벌어들이게끔 시스템이 자본가에게 유리하게 맞춰져 돌아가는 상황입니다. 일반인들 월급 수준 보셨어요? 10년 전이랑 크게 차이 없죠. 그나마도 우리나라 세율 재분배 등 지수를 보면, 세금을 통한 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보시죠. OECD 조사 결과, 한국이 세금을 통한 소득재분배 31위라는 기사입니다.
https://bit.ly
주식이나 채권 이야기 하셨는데, 주식, 채권, 부동산 거래 등의 투자로 벌어들인 불로소득에 대한 세율도 높여야 한다는 논의는 예전부터 있어왔어요. 저도 거기 매우 동의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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